세월은 흐르고 흘러서 곧 한국에 들어가야 될 때가 된 것 같다.
비행기 표도 사야되고 타던 차도 팔아야 되고 바쁜 데..
몇 몇 집들은 아빠는 한국으로 가고 엄마만 애들이랑 남아있는 다고..
그러니까 기러기 아빠를 한다는 것인 데. 결심이 확고한 사람들을 어떻게 이야기 할 수도 없고..
답답하다..
김흥국씨가 기러기를 12년 했다고 방송에서 나온 것 같은 데.
'쟤 바보아냐?' 라며 비웃은 적이 있는 데 .
아무리 생각해도 적어도 내 기준으로는 '기러기' 를 좋게 봐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맨날 야근하여 저녁을 늦게 먹는 아버지가 하루는 퇴근하여 늦은 저녁을 먹으러 식탁에 앉았더니 마눌님이 평소 안 하던 동그랑땡을
하고 있어 감격하여 먹으려고 하자
' 애들 내일 도시락 반찬이야'
라고 소리를 지르며 남편 손을 내리 쳤다는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들에게 더 이상 놀라운 사건이 아니다.
자기가 집에 도착하면 제일 반가와 하는 것은
'강아지' 라는 이야기도 이제 서글픔을 넘어서 이제는 웃으면서(?)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작금의 한국 사회가 아버지에게만 그렇게 가혹하고 엄마들에게는 천국이냐?
라는 질문을 던지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된다.
흔히 의사 사회에서 하는 농담 중 과연 어느 과가 가장 경기를 많이 탈 것인가? 하는 말이 있다.
무슨 과일 것 같은가?
정답은 산부인과 이다.
집안의 엄마들 경기 나쁘면 아파도 참는다.
산부인과 자체가 자궁 근종이나 난소 혹 같은 만성 질환이 많기도 하지만 아무튼 참는다. 검진도 덜 자주하고
생리통이 있어도 참는다.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해도 위험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택한다.
아 물론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애들 시험이 있거나 그렇면 더 그렇다.
( 내 생각엔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 자기가 수술하게 되어 애들이 걱정을 하여 시험을 못 보게 되면 어쩌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사실 여자들이 남자들 보다 더 예민한 것은 잘 알려져 있는 데 이렇게 병이 있어도 참는 것은 쉽지 않는 것이다.
( 여담이지만 우리 아버지는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애들은 낳지 않겠냐? 며 산과를 권하셨다.
결론적으로 IMF 이후 경기가 극도로 나빠지니 여자들이 애들도 안 낳더라 )
아무튼, 그러면 경기를 가장 안 타는 과는?
다 아실 것이다. 정답은 소아과이다.
소아과는 정말 경기를 안 탄다. 특히 몸이 좋아져도 언제 다시 오라고 하면 다른 과 들은 잘 안 오는 데 소아과 보호자는 얄짤 없다.
의사가 시키는 대로 꼭 오고 그리고 괜찮은 지 꼭 콘펌 받는다.
그런데 문제는 자녀 사랑이 이렇게 아픈 것에만 한정이 되면 좋은 데 안타깝게도 더 큰 욕심을 부린다는 데에 있다.
잘 아는 선배 하나가 있는 데 형제들 정말 학벌이 좋았다. 그런데 그런 말을 했다.
자기들 키우실 때는 부모님들이 엄청 고생하셨는 데 자기 형제들 학벌 때문에 이제는 주위에서 엄청 존경받는다고..
이 말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애들 학벌 좋은 거랑 자기 존경 받는 거랑 무슨 상관인가?
그래 백번 양보해서 존경 받을 수 있다고 치자! 그러데 이게 인생의 목표가 된다면?
자기가 학문적 성취를 해서 유명해 지거나 무슨 학위를 따는 것도 아니고 '애들이 좋은 대학 가는 게' 무슨 인생의 목표가 되나?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이 확인을 해 줘야 자신의 위치와 행복을 확인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
하지만 주위에 이런 일은 수 없이 많다.
내 동생이 부산에서 살다가 서울 우리 집 근처로 이사왔는 데 가장 놀라 것 중 하나가 학부모들이 옷을 정말 평범하게 입고 다니다는 점이었다.
우리 동네가 사실 전형적인 중산층 동네인 데 대부분 돈 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 없다. 모두들 애들 학원 비 걱정에 아르바이트 하는 사람도 많다.
대부분 대출을 받아서 집을 구입했으므로 대출금 갚느라 돈 여유도 없다.
( 아마 부산은 그래도 서울 보다는 집 값이 싸서 여유가 있어서 엄마들이 서울 보다는 멋을 부렸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이야기도 벌써 7-8년 전 이야기고 지금은 부산 집 값도 엄청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 )
아무튼 아주머니들은 모든 스케쥴이 아이들 위주로 돌아가고 대학 친구나 고등학교 친구보다 딸 아이의 학부모들과 더 자주 만난다.
자신들이 시험을 치르는 것도 아닌 데 아들 시험 전날엔 우리 동네 호프집이 조용하지만 시험 끝난 날에는 자리가 없다.
그리고 만나서 애들 시험 잘 봤는 지 어느 학원 다니는 지 이야기 한다.
누가 말 했지만
사실 이 나라에 살면서 정치를 보며 좌절하기도 하지만 , 평범한 사람들이 어쨌든 내 아이만은 잘 돼야 한다'
그런 정서에 공포감을 느낄 때가 많다.
물론 복지가 지금과 같이 시망인 나라에서 학벌이라도 좋아야지 애들이 무시 안 당하고 살 수 있는 거는 맞다.
하지만 정도가 너무 지나치지 않은가?
그리고 사실 그렇게 애들 교육 시켜 봐도 요즘 같으면 소용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입학한 과거와는 달리 최근 공부 잘 해서 들어온 우리 과 후배들도 대학 졸업하고 레지던트 수련 마치고 취직 할 때 엄청 고생한다.
거의 비정규직이다. 의사도 그렇다
서울대를 나와도 지금 부모들이 다닐 때랑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분명히 직시해야 된다.
주위 이웃으로 부터 칭찬 듣는 게 목적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애들 고생만 시키고 갖은 스트레스 주면서 어중간하게 공부하면 아예 안 하는 거랑 똑 같다.
내 자식은 다를 것이라는 생각 하지 말자.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 된다는 말도 하지 말자 다 부모 욕심이다.
사실 집 값이 이렇게 오른 것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내 자식만은 좋은 학군에서 공부하여 좋은 대학에 가야된다' 는
엄마들의 그런 바람 때문에 생긴 좋은 학군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야기 시킨다는 사실을 부정 할 수 없겠다.
오늘도 엄마들은
' 다른 애들도 다해'
'그러다가 우리 애만 뒤쳐지면 어떻해'
'요즘은 옛날이랑 달라. 당신 때와 같은 줄 알아'
'요즘 엄마들이 얼마나 열심인 지 알아?'
등을 아빠에게 외치며 열심히 애들을 학원에 보내고 있다.
결국 이런 그릇된 욕망은 우리나라를 '맹자 없는 맹모'만 많은 나라로 만들어 버렸다.
조금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을 거 같은 병원 여자 선생님들이랑 이야기 해보면 거의 자기 이야기는 없고 자식들 학원 이야기를 비롯
대학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아마 대다수의 엄마들이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왜 자기 삶을 살지 않고 애들 삶을 사는지, 왜 자기 이야기는 하지 않는지.
물론 엄마들만 이런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그 강도는 엄마가 아빠 보다는 센 것 같다.
작년에 이곳 랄리에 오신 법륜 스님이
'부부는 반드시 같이 살아야 하며 부부 사이가 좋으면 애들이 엇나갈 수 없다' 는
말씀을 하셨는 데
이 말 전적으로 동감한다.
여기 미국에서 보니 엄마만 와서 애들 교육 시키면서 있는 사람들 많이 본다.
본인은 여기서 엄청 고생한다고 이야기 하지만 나는 사실 아버지가 더 불쌍하다.
한국에 있는 아버지는 성을 매매해서는 안되고 또 결혼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같이 자서도 안되는 현행법 때문에 사실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도 자신의 욕망을 풀 길도 없다.
하지만 엄마는 이게 다 자식을 위한 거 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당연히 애들은 부부의 이런 고생을 -특히 아버지의 -을 알 턱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 잘 되면 다 자기가 잘 나서 그런 것이고...
사실 최근 부쩍 많아진 애들의 왕따 문제도 이런 학벌 지상 주의 사회에서 온 것이다. 다른 사람을 밟아야 더 크게 나아갈 수 있는 데 어떻게 주위 친구들과 좋기만 할 수 있을까?
언제나 긴장감이 도는 아슬아슬한 학교 분위기 속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우리때는 그래도 경쟁 대상이 대한민국 전체 수험생이었기 때문에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월가의 파생 금융상품' 보다 더 복잡한 대학 입학 제도로 내신도 엄청 중요시 되어 주변 친구들이 모두 다 경쟁자이다.
애들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 부부끼리 서로 아끼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이는 게 좋은 학원에 보내는 것 보다 나을 수 있다.
나라 전체 경제를 봐서도 애 궂게 애들 학원비나 집 값에만 돈 쓰지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그런 데 돈 쓰는 게 훨씬 바람직할 것이다.
집값 대출금이랑 학원비를 대고 나니 쓸 돈이 없는 것이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 데 아무리 최근 대학교 등록금이 비싸도 고등학교 학원비가 더 많이 들어간다.
물론 대학교 때 외국으로 연수를 보내지 않을 때 이야기기는 하지만. 중고등학교 학원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학벌을 따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 사실 정답은 복지 사회 밖에 없다. 좋은 일자리가 예전과 같이 만들어지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
자식들 좀 그만 사랑하고 , 애들 공부 잘 한다고 자랑하지도 말고 , 애들 때문에 고생한다는 생각도 하지말고
옆에 있는 배우자랑 현재의 자기 생활을 좀 즐겼으면 좋겠다.
꼭 배우자랑 같이가 아니더라도 애들이 아닌 다른 데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것만 하기에도 우리네 인생은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