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야기

도시락과 무상급식

다린이아빠 2015. 1. 26. 14:58

요즘이야 무상 급식으로 도시락을 안 싸가는 것 같은 데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까지만 해도 도시락을 그것도 2개씩 싸가지고 다녔습니다.


사실 중 3 때 부터 도시락을 2개씩 싸가지고 다녔고 재수 할 때 까지 2개 씩 가지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 가서는 밥을 사먹게 되고 의대에 가서는 기숙사에 가서 밥을 먹게 되어 도시락에 대학 기억은

재수 때 이후로 끊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와서 다시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다른 곳은 어떤 지 모르겠으나 제가 다니고 있는 듀크대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출근 할 때 도시락을 가지고 출근을 합니다.


사실 무거운 가방에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니 빨리 걷지 못하고 처음에는 꽤 불편하였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모든 일은 병원에서 한다' 주의여서 출퇴근 시는 아무 것도 가지고 다니지 않아 몸이 가벼웠는 데


여기서는 컴퓨터도 매일 가지고 다녀야 되고 캐비넷도 변변치 않아 다른 물건이 들은 가방도 매일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거기다가 도시락 가방 까지 가지고 다녀야 하니 도시락 가방을 잃어 버린 적도 있고 - 결국은 찾았지만 - 매번 잊어 버리고 

빈 도시락 가방을 집으로 들고 오지 않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아무튼 우리 애 엄마는 두 딸과 저의 도시락 3개를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준비합니다.


그냥 먹기만 하는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은근히 매일 어떤 반찬을 준비할까 고민을 하는 것 같습니다.


딸들은 ' 엄마 오늘은 이거 만들어죠 ' ' 내일은 이거 먹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특정한 반찬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딸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대단한 우리 마늘님은 제 것도 잘 만들어줘서 밥을 아주 잘 먹고 다닙니다.


참고로 병원에서도 밥을 아예 안 파는 것은 아닙니다.


피자나 초밥 그런 것을 파는 데 약 7-8 달러는 기본이니 사실 매일 사먹기에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직원들이랑 밥을 같이 먹는 데 대부분 바빠서 그런 지 다들 도시락은 싸가지고 오긴 하는 데

진짜 부실합니다.


아줌마들은 그냥 사과 하나 과자 조금 가져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바빠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애들 초등학교에서도 도시락을 안 가져오고 식당에서 일정한 돈을 내고 사먹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무상 급식' 을 하기 때문에 이제는 엄마들이 도시락을 준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도시락을 가져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배려하여 부모가 서류를 적으면 아이들이 식당에서 그냥 먹을 수 있게 합니다. 


그 서류에는 거기에는 '본인 소득 얼마' 인지와 '왜 요구하는 지' 적어야 됩니다.


비공식적인 루트로 들었는 데 그 학교의 약 20%에서 밥을 공짜로 먹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적지 않은 숫자인데 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대충은 누가 공짜로 먹는 지 알고 있다고 합니다.


밥의 질(quality) 은 우리 딸들이 보기에는 별로 라고 하는 데 글쎄 모르겠습니다. 미국 애들 눈에도 그렇게 보일 지.


그런데 미국이 우리나라와 가장 다른 점이 바로 '기부 문화' 인데 예네들은 무엇을 받을 때 당당히 받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신분이 고착화 되서 그런 지 가난한 아이들은 신분 상승르 꿈꾸지 않는 대신 당당히 요구하고 

실제로 부자들도 유럽 보다 세금은 적어도 기부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학교에서도 계속 기부하라고 편지도 오고 학교에 모아 놓고 연설도 하고 합니다.

( give 라는 말 보다 donation 이라는 말을 더 잘 씀니다 )


이야기를 들어보니 부자인데도 기부를 안 하면 사회적으로 매장 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거리의 거지들도 당당히 요구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데 어떤 미국인 들은 또 이런 것들이 몹시 불만이라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무상 급식을 하고 있습니다.


한 때는 소득 수준에 따라서 차등으로 급식을 하자고 한 적이 있었는 데


생각해 보면 어떤 기준으로 소득을 판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런 어떤 애는 주고 어떤 애는 주지 않을 소득을 심사하는 기준이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사업이 망해 갑자기 가난해 질 수도 있고 또 로또가 되 여유가 생길 수도 있고 그 상황을 그 때 그 때 반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차라리 다 주면 이런 논란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고 심사 할 때 들어가는 비용을 줄 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는 무상급식에 있어서 상당히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거의 민족이 같고 식성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미국에서 무상 급식을 한다고 하면 아마 꽤 많은 음식을 준비해야 할 겁니다.


힌두교도들은 쇠고기를 안 먹고 이슬람 교들은 돼지 고기를 안 먹고


왜 그런지는 몰라도 미국에는 알러지 있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이런 사람들에게 급식이라고 다 먹으라고 하면 난리가 날 겁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도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국제 결혼이 활발해 지고 있고 외국 사람들도 한국에 와서 많이 살고 있습니다.


당연히 못 먹는 음식 있을 수 있는 데 메뉴가 한정되어 있는 급식을 한 다면 대다수는 괜찮을 수 있어도

어떤 사람에게는 폭력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만일 이러한 관점에서 '무상급식'을 반대한다면 한 번 토론해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번 나오는 이야기가 ' 이건희 손자도 우리 세금으로 급식을 먹어야 되냐?' 이런 말 뿐이니.


당연히 이건희가 세금을 많이 내니 그 혜택을 좀 손자가 보면 안 되는 지..


매번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면서 드는 생각들을 그냥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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