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터 몇 차례에 걸쳐 임신 중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하지만 ‘답이 없어 보이는 문제’ 들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외래에서 참 이런 질문 - 임신 중 생선을 먹어도 됩니까? 전기 장판은 사용해도 됩니까? 비행기는 타도 되나요? 다리를 꼬고 앉나도 되나요? 기타 등등 - 많이 받는 데 저도 사실 궁금했습니다. 괜찮아 보이기는 하는 데 명확한 증거는 없고 괜찮다고 그러자니 찝찝하고 그렇다고 무작정말라고 할 수도 없고.
마침 이곳 듀크대의 저널 클럽에서 발표한 내용이 있어서 제가 자료를 정말 어렵게 (?) 얻어서 제가 평소에 알고 있고 공부했던 내용이랑 같이 한 번 적어 보도록 합니다.
오늘의 첫 빠따는 바로 ‘커피’ 입니다.
--> 우리나라 사람들 커피 참 많이 먹습니다. 그런데 임신 시 먹지 않으려고 하니 힘이들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딴 것 보지 않아도 매일 매일 거리에서 증가하는 스타벅스, 커피 빈, 또 뭐 있더라 암튼 커피 전문점이 마구마구 늘어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미국에도 스타벅스가 많긴 하더군요. 뉴욕의 맨하탄에만 200개가 넘는 스타벅스가 있다고 합니다.
온통 스타벅스 천지인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사람들이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이 각성 작용이 있는 것은 다 알고 있는 데 아무튼 커피가 장기적으로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별로 해롭지 않지만 어떤 경우는 몸에 해로울 수도 있다'
이런 전제를 깔고 있는 것 같은데 더군다가 그 ‘어떤 경우’가 임신이 된다면 해로울 수도 있을 거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1980년도의 논문에 의하면
1. 아기가 기형이 될 수도
2. 조산이나 유산이 될 수도
3.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어 자궁에도 혈관을 수축 시켜
피가 자궁으로 잘 안 가 자궁이 차가와져 실제로 임신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 한의학에서도 자궁이 차가와 지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러면 임신 중 커피는 몸에 정말 해로울까요?
아니면 어느 정도 까지는 괜찮은 데 그 이상에서만 해로울까요?
커피에 카페인이 있는 것은 다 아실 겁니다.
카페인은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신경 각성 물질일 겁니다.
워낙 널리 사용되는 물질이어서 커피와 임신과의 관련성에 대해 연구가 된 것이 꽤 있습니다.
카페인의 첫번째 대사물질은 paraxanthine 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paraxanthine 은 태반을 통과 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아기에게 실제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임신을 하면 카페인의 제거율이 감소되어 -제거가 되지 않아 -더 오랫동안 몸안에 머무는 데
임신 말기에는 거의 3배 정도까지 길어진다고 하니 만일 카페인이 태아에 해롭다고 가정하면 참 큰일이지요.
실제로 커피는 임신 기간 내내 임신에 영향을 미치는 데 동물 실험에서는 많이 먹었을 때 언청이나 심장 기형 같은
심각한 태아 기형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하루에 8잔 이상의 커피를 섭취한다면 산모와 태아의 카테콜아민 농도 - 흥분 할 때 나오는 호르몬 - 를 높이고
이것이 태반으로 가는 혈관을 수축시켜서 결국 태아의 심장 박동을 증가시키고 태아에게 부정맥을 만들어 결국 태아에 가는 산소량을 감소 시켜 저 산소증을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산소가 부족한 태아는 성장이 방해되어 출생시 애기가 작아 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임신 시 사람에서 커피로 인한 태아의 기형 보고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일단 논문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Fernandes 등에 따르면 적지만 분명히 통계학적으로 의미있게 커피를 많이 마신 군에서 자연 유산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Moderate to heavy caffeine consumption during pregnancy and relationship to spontaneous abortion and abnormal fetal growth: a meta-analysis.
Reprod Toxicol. 1998;12:435–44.)
같은 논문에서 보면 저출생 체중아 ( 2500gm 미만 )의 신생아도 커피를 많이 마신 군에서 적지만 통계학적으로 의미있게 증가합니다 ( OR 1.51 )
하지만 이는 산모의 나이 담배와 술의 사용 여부가 고려되지 않고 후향적이고 또 단순히 비교한 것이어서 의미있다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 예를들어 커피를 마시는 산모 중에 담배를 많이 피는 사람이 많고 나이가 많은 사람이 많다면 이게 커피 때문에 애가 작아진 것인지 혹은 담배나 산모 나이 때문에 애기가 작아진 것인 지 구별이 어렵다는 뜻입니다 )
덴마크에서 1200명의 산모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였습니다. 하루에 3잔 이상씩 마셨으며 커피를 마시는 산모는 모르게 카페인이 있는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를 주었습니다. (BMJ 2007; 334-409)
결과는 위의 논문과는 다르게 두 군에서 신생아의 몸무게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양의 카페인을 먹어야 할까요? 얼마 이하를 먹어야 기형도 안생기고 성장에도 지장이 없고 생식기에도 괜찮을까요? 보통은 300mg/d 정도라고 봅니다. 이는 사실 정확하지 않은 숫자 사실 커피를 더 먹어도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Bech 등이 세잔 정도의 커피를 먹는 산모를 연구한 결과 '디카페인 커피'나 그냥 '카페인이 포함 된 커피'를 먹는 산모에서 체중의 차이나 혹은 낳은 주수가 차이가 없다고 보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굳이 일부러 디카페인 커피를 먹을 필요도 없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 Bech et al, 2007 )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면 미국 Dietetic Association에서는 ( 다이어트 위원회 쯤으로 해석해야 되나?) 는 임산부들에게 하루 300mg 이하의 카페인을 섭취할 것을 권유하고 있으며 이는 보통의 잔으로 약 3 잔 정도의 커피입니다.
결론적으로 적당량의 혹은 그 이상의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수도 태아 기형이나 유산 그리고 태아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Birth defects research (Part B). 2011;92:152-87)
; 식약청이 권장하는 성인의 카페인 섭취량은 하루 400㎎ 이하다. 이번 조사에 포함된 커피 제품을 보통 사이즈(200~349mL)로 마시면 제품에 따라 55~190㎎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된다. 하루 한두 잔까지는 괜찮지만 그 이상은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 중앙일보에서 발췌 ) 실제로 미국의 임신부 기준은 300mg 정도니까 임신 때는 조금 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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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커피 너무 마시고 싶으신 분 그냥 하루에 한잔 정도의 커피는 맘 놓고 마시라는 말씀
그리고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가 카페인이 가장 높다는 사실도 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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