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알아야 할 것

자연 주의 출산에 대해서

다린이아빠 2014. 5. 5. 00:30

사회 경제가 발전되어 소득 수준이 향상되어 모든 분야에서 wellbeing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효율과 결과만을 중요시 했지만 이제 실행 과정도 중요 하게 여겨서 단순히 안전하게 분만하는 것만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과거에는 병원 분만이 가진 장점인 산모와 태아의 안전성만이 강조 되었지만 최근 wellbeing 바람을 타고 자연주의 출산에 관심이 많이 가고 있습니다.

게 중에는 별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지만 몇 가지들은 눈 여겨 보아야 할 것도 있습니다.

오늘은 최근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자연주의 출산에 대하여 간단하게 알아보고자 합니다.

 

흔히 분만을 제왕 분만과 자연 분만으로 나누는 데 사실 자연 분만이라는 것은 정확한 용어는 아니고 질식분만이 더 맞는 표현입니다. 참고로 영어로는 spontaneous vaginal delivery 라고 합니다. 그냥 spontaneous delivery 라는 말은 없죠.

자연적이라는 말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의 손길이 가지 아니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닌 것 이라는 의미인 데 아무튼 이렇게 자연스럽게 가는 것이 산모에게 어느 정도 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가장 자연적으로 분만하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산모 사망률이 신생안 10만명당 900명 정도로 우리나라 보다 50-100 배 정도 하니 자연분만이 꼭 좋다고만은 못하겠습니다.

 

 

 

 --> 전 세계 모성 사망률

 

참고로 50-100배라고 하는 것은 최근 우리나라도 산과 의사가 줄면서 모성 사망률이 높아져서 그렇습니다. 참고로 병원이 부족한 강원도도 모성 사망률이 서울보다 3배 정도 높다고 합니다.

그러나 산모들이 진통 시 촉진제라는 것을 사용하지 않고 편안히 방안에서 가족들과 더불어 이야기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만의 분만을 진행하는 것이 뭔가 이롭지 않을까 생각하여 나온 것이 자연주의 분만입니다.

 

물론 과거 조선 시대 처럼 방에서 산파 할머니가 힘 줘막 그러면서 뜨거운 물 받아 놓고 산모는 천장에 매달려 있는 흰 줄을 당기면서 소리지르는 장면이 지금 말하는 자연 분만을 아닐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의학적 개입을 최소화시키지만 진통 시 산모와 태아가 위급 해 질 상황에 대해 언제든 의학적 개입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지금 언론에서 언급되고 있는 자연주의 분만이란 최근 엄청나게 발전한 산과적 지식을 활용하여 안전한 범위 내에서 의료진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산모를 최대한 배려할 수 있는 분만을 하자는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자연주의 분만을 구성하는 하나 하나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1. 늦게 입원하기.

 원래 교과서 적으로는 초산모 ( 애기를 처음 낳는 산모 )의 경우 5분 간격으로 진통이 오면 분만실로 오시라고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산모가 그렇게 왔을 때 자궁이 열려 있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 같은 경우는 병원비가 비싸서 빨리 입원을 하지 못하는 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오래 입원했다고 해서 돈을 많이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산모들이 별로 입원 시간에 구애 받지 않습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자연 진통이 걸렸을 때 분만 하는 것이 산모나 의사에게 더 쉽다는 사실입니다.

한 가지 더 산모들도 막달이 되면 괴로와서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빨리 오는 성질 급한 한국 사람들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혹시 늦게 와서 그 사이 뱃 속의 아이가 잘 못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거 다 압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크게 문제 없습니다.

-       참고로 의학이라는 것이 확률 싸움인 데 예를 들어 10만명의 산모가 그렇게 늦게 입원하여 좋은 효과를 보았는 데 1명의 산모가 늦게 입원했는 데 애기가 배안에서 사망했을 경우 이런 경우 이 방법을 그 한 명 때문에 그 방법을 사용하지 말아야 되나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너무 빨리 병원에 오시게 되면 병원에서는 혹시 저절로 진통이 없어질 산모에게 까지 입원시켜 약을 쓰게 되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유도분만 ( labor induction or augmentation )이므로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아 물론 산과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 의료 사정 상 유도 분만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도분만을 시도해서 잘 될 사람과 그렇지 않을 사람을 구분하는 것도 산부인과 의사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2. 진통 시 음식물 섭취

보통 초산모의 경우 아무리 자연 진통이 걸려도 보통 10시간 정도는 걸립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우리나라 분만실에서는 진통 중에 산모가 무엇을 먹는 것을 금지합니다.

그 이유는 혹시 이 산모가 수술을 그러니까 제왕수술을 하게 되었을 때 마취를 해야되는 데 마취할 때 먹은 지 얼마 안 되면 위에 남아있던 수술 할 때 음식물이 넘어와서 폐로 들어가서 흡입성 폐렴에 걸리게 됩니다.

 

아마 수술하느라 전신 마취를 받아보신 분은 그 전날 저녁 12시부터 아무것도 드셔보지 않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참고로 8시간은 금식해야 위에 있는 음식이 다 소화 된다고 합니다.

 

다시 분만 환자로 돌아와서 실제 임상에서는 분만 초기에는 진통하다가 수술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가장 위험한 상황은 갑자기 애기의 심장이 떨어지거나 하여 급하게 수술하는 경우인데 많지 않습니다. 앞에도 언급했지만 몇 천명 중에 한 명 때문에 안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생각해 봅니다.

 

참고로 낮에는 유능한 마취과 선생님들이 많아서 설사 밥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척추 마취가 가능하므로 수술이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밤에 그런 일이 생기는 경우인데 그래서 저는 가급적 밤에는 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진통 중 음식을 먹은 산모에서 훨씬 더 분만을 잘 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3. 산모의 자세

보통 병원에서 분만을 하면 산모가 태아 감시 장치를 한 채 누워있는 경우를 많이 생각합니다.

요즘은 많이 바뀌어서 촉진제를 사용하면서도 걸어다니라고 하고 그렇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그렇게 걸어다니던 산모도 결국은 눕게 된다고는 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가만히 누워 있는 것 보다 서 있는 것이 중력의 힘에 의해 애기가 내려갈 것 같기는 합니다

물론 자궁이 개대가 다 된 상태에서는 누워있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튼 걸어다니게 되면 통증도 조금 줄어드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배가 아픈데 가만히 누워있으면 더 아프겠죠. 자세를 움직이면 허리도 덜 아프고 근 이완도 잘 되서 그런 것 같습니다.

 

4. 내진

예전 어느 학회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산모의 3대 굴욕이 내진/ 관장/ 제모 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중 관장과 제모는 사실 안 해도 됩니다. 그러나 내진은 꼭 해야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임상에서 진통이 없는 상태 그러니까 자궁이 전혀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골반 크기 본다고 검사를 하면 무지 아파하십니다. 물론 자궁이 전부 개대 된 상태에서 내진은 그리 아프지 않습니다만

원래 내진은 1시간에 한 번 씩 하도록 교육 받았습니다. 특히 둘째 애기인 경우는 갑자기 분만이 진행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되지만 사실 진행이 갑자기 되면 많이 아파합니다.

저희 교과서 병원이 미국의 Parkland 병원에서는 2시간에 한 번 씩 한다고 하는 데 아무튼 그 정도가 좋은 것 같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산모가 아플 때 마다 하고 4시간 정도에 한 번씩 해도 제왕 분만률에는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5. 관장

위에서 언급한 산모의 3대 굴욕 중에 하나인 관장.

분만 시 산모가 힘을 주다 보면 변이 나오게 되는 데 이게 회음 절개 부분의 감염과 태아의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관장을 하는 근거가 됩니다. 물론 분만 시 변을 보게 되면 산모 뿐 아니라 의료진도 불쾌감을 느낄 수 있긴 합니다.

그러나 관장 후 에 나오게 내는 물설사 관장 후에는 물설사가 나옵니다 - 가 오히려 감염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관장한 군과 관장을 하지 않은 군에서 회음절개의 상처 부위와 태아 감염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 Cuervo , 2006 )

 

6. 회음부 제모

많은 연구에서 회음부의 제모도 역시 산모의 감염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일 음모가 너무 길다고 하면 담당 의사가 회음절개나 혹은 분만 하면서 자르면 될 것입니다.

 

7. 분만 중 지속적인 지지

전통적으로 진통 중인 산모는 다른 여성에 배려를 받으며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점차 병원에서 분만하는 것이 일반화 되면서 이런 것들이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에서 이런 가족들의 지지는 질식 분만을 더욱 더 용이하게 하고 진통제도 적게 사용하였으며 진통 시간도 짧았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가족 분만실에서 가족들과 같이 하는 분만이 혼자서 하는 분만 보다는 나아 보입니다.

 

8. 회음절개

분만 중에는 질 열상이나 회음부 열상이 흔하게 일어납니다.

회음부 절개를 하는 경우에는 애기가 나오는 통로를 넓게 하여 분만을 용이하게 합니다.

실제로 애기 낳기 전의 산모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데 이럴 때 분만 시간을 1분이라도 짧게 할 수 있으면 산모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만 시에 무조건 회음절개를 하는 것 보다는 필요한 경우에만 하는 것이 열상도 더 줄여주고 통증도 덜 호소 한다고 합니다.

제 글 중 회음절개에 관한 글을 참조하시고 저는 개인적으로 둘째는 회음 절개를 하지 않습니다.

 

9. 탯줄 늦게 자르기

애기가 태어난 후 탯줄을 만져 보면 아직도 태반의 피가 애기에게 넘어오는 것이 느껴집니다.

애기의 혈색소 그러니까 헤모그로빈 수치는 보통 성인들 보다 훨씬 높은 데 이렇게 늦게 탯줄을 늦게 자르게 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혈색소 수치가 2g/dL 정도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다만 이렇게 혈색소 수치가 높아지면 나중에 신생아 황달이 잘 올 수 있는 데 개인병원이라면 태아가 입원할 수도 있으니 조금 곤란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르봐이에 분만이라고 들어보셨는 지 모르겠는 데 이 르봐이에 분만에서 신생아가 태어나면 탯줄을 자르지 않고 산모의 배 위에 태아를 올려 놓습니다.

갓 태어난 신생아와 엄마와의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과학적으로 좋은 점은 이런 점이 있다는 것 참고로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그 밖에 자연주의 분만 방법으로 수중 분만 같은 것도 있는 데 이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별로 좋은 방법 같지는 않습니다. ( 수중 분만에 대한 제 글 참조 )

 

l  이 글은 제 2회 차 의과 대학 연수 강좌 내용을 참고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