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야기

영어공부

다린이아빠 2014. 8. 30. 13:40

그러고 보니 제가 미국에 온 지도 벌써 1달이 다 되어가는 군요.


참고로 저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Duke 대학 병원으로 1년 간 연수를 왔습니다.


채플힐이라는 도시에 있고 이제 조금 적응을 하려는 단계 입니다.




                    --> 여기에 있습니다. 아주 시골이지만 듀크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 그 유명한 마이클 조던이 다녔던 )이 있습니다.

                          거의 이 두 대학 때문에 도시가 유지가 됩니다. 참고로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남한 보다 크고 인구는 1000만 정도 됩니다


원래 계획은 이제 환자도 없고 당직도 없으니 편하게 글도 많이 쓰면서  있으려고 했는 데

운전면허 시험을 계속 떨어지면서 모든 것이 엉키기 시작했습니다.


( 한국에서도 거의 8번 쯤 떨어진 것 같은 데 암튼 합쳐서 떨어진 것이 10번이 넘는 것 같습니다 )


미국은 크기가 일단 스케일 - 같은 말인 가? - 이 다르고 또 나무도 많고 그렇습니다.


별로 비싸지 않은 집인데 공동 수영장이 있는 데 수영장 옆으로 노루 인지 사슴인 지가 빤히 쳐다보더군요


밤에는 말로만 듣던 반딧불도 있고.


병원에서 전화 올 일도 없고 해서 어디 갈 때도 핸펀 놓고 다니는 게 제일 좋습니다.


다만 제일 답답한 게 역시 예상 대로 영어 입니다.


오늘은 제가 미국에도 왔고 했으니 영어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처음에 미국에 올 때 두려움이 참 많았는 데 특히 영어가 제일 걱정이었습니다.

실력도 없고 또 시간도 없어서 학원에도 못 가고.


사실 이 곳 교수가 지난 학회에서 만났을 때 영어 공부만 좀 해오라고 했습니다.

아마 말을 몇 마디 해 보고 제 영어 실력을 보고서 그랬는 지 조금 부끄러웠는 데 출퇴근 시간에만 열심히 했는 데 뭐 실력은 글쎄요. 잘 안 늘었던 것 같습니다.

 

암튼 미국에 막상 오게 되니 제일 어려운 것이 역시 예상대로 영어였습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은 데 가장 중요한 소통 수단인 영어가 이렇게 꽝 이니 그 어려움이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잘 하지는 못하지만 몇 가지 제가 느낀 것 그리고 도움이 될 만한 것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자신이 말 할 수 있는 것은 들립니다


그렇습니다. 자신이 말 할 수 있는 문장은 은근히 들립니다.

예를 들어서 ‘ I am sorry’ ‘ You’re welcome’ ‘ Thank you’  뭐 그렇게 제가 할 줄 아는 문장은 들립니다.

아마 반복해서 듣다 보니 가능한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간단한 문장이나 표현들은 외워 두시면 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길을 잃어 버릴 때를 대비하여 ‘Could you let me know the way to the station?’ 이 문장을 엄청 외우고 갔는 데 정말 이렇게 말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 이해 하고 나서 이해를 한 저를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그리고 처음엔 조금 부끄럽지만 외국 사람이 이야기 했을 때 무조건 OK 하지 않고 한 번 더 물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실  처음 미국에 와서 가장 주의해야 될 일이 외국 사람이 솰라솰라 막 이야기 할 때 잘 모르고 이해 안 갔는 데 그냥 ‘OK’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한 단계 놓쳐버리면 그 다음 단계에서는 바로 포기하게 됩니다.


 

2. 일빵빵

 

애덤 스미스가 한 유명한 말 우리가 저녁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양조장, 빵집 주인들이 관대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이익을 축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말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네이버를 이만큼 키운 아무 대가도 그저 내공만 받고 - ‘네이버 지식인들을 비롯하여 각종 커뮤니티에서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들 그리고 일빵빵의 서장혁 선생님 또한 그렇습니다


세상엔 참 이상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번 들리면 입도 빵 귀도 빵 그래서 지어진 이름이 일빵빵 이 책을 지은 서장혁 씨 역시 상당히 이상한 사람입니다.

그 좋은 강의를 돈 한 푼 받지 않고 무료 팟캐스트를 통해 합니다.


저는 출퇴근 시간 동안 열심히 들었는 데 상당히 효율적임을 느꼈습니다

한 번 들어 보시면 압니다.

 학원에 가시는 것 보다 더 좋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책만 사면 됩니다. 영어 기초 입문서로는 최고입니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 맞춰서 한 chapter 씩 들으면 정말 좋습니다


 

3. 필요에 의한 영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엑셀과 파워 포인트가 필요할 것 같아서 on-line, off-line 강의를 열심히 들은 적이 있습니다.

 

들을 때는 뭔가 뿌듯하고 배운 거 같았는 데 1 달 넘으니 다 잊어버리고 사용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논문을 쓰기 위한 데이터 정리 시 또 학회에 나가서 발표하느라 사용한 엑셀과 파워포인트 덕분에 엑셀과 파워포인트에 관한 내 실력은 정말 괄목상대 되었습니다.

 

일본 가수를 좋아해서 일본 잡지를 보고 일본 인터넷을 보다가 일본어에 능통하게 된 학생, 좀 야하게 나가면 일본 포르노를 좋아하다가 야한 그림 밑의 내용이 너무 궁금하여 일본어에 도가 튼 사람, 미국 프로야구가 너무 좋아 선수들 검색하고 메이저리그 방송 보다가 영어가 능숙해진 사람들 이런 사람들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급한 필요가 발전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마치 가장 긴급한 상황인 전쟁 때 과학의 발전 속도가 평상 시 보다 훨씬 빠른 이유입니다

 

저 같은 경우 미국에 가기로 결정되고 나서 교수와 화상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교수가 그 때 reject 를 하면 또 다시 다른 병원을 알아봐야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만일 일이 잘 안 되면 엄청 골치가 아픈 상황이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였고 암튼 그 때 실력이 많이 늘은  것 같습니다. 인터뷰에 통과되고 나서는 미국에서 살아야 되니까 또 공부를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같이 있는 분은 미국에서 비지팅 스콜라로 있는 친구가 차를 샀는 데 차가 좀 하자가 있었나 봅니다.

결국 리콜을 하려고 했는 데 그 과정이 만만치가 않았나 봅니다. 결국 리콜을 했는 데 그 과정에서 미국 판매사와 엄청난 싸움을 했고 그 후 영어 실력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영어 실력이 늘은 것이 자랑스러운 지 영어를 배우려면 리콜을 하면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다니곤 합니다.


그리고 전문적인 지식으로 상대방도 나의 관심을 끌 수 있게 만들면 좋습니다.

같이 있는 연구원이 있는 데 실험은 잘 하는 데 임상적인 지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르쳐줬더니 네가 실험하는 것은 이것인 데 이것은 이러저러한 의미가 있다 고 하니 좋아하더군요. 만일 내가 영어로 나의 전공 분야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면 이것은 전문 용어로 일타쌍피’ ‘ 일석 이조’ ‘도랑치고 가재잡고뭐 그 정도가 될 것입니다.


영어로 같이 말하는 사람도 나를 통해 뭔가를 배울 수 있고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면 더 기분 좋게 저에게 영어를 가르쳐 줄 것입니다. 매번 인사만 나누는 사이라면 할 말도 없고 재미도 없을 것입니다.


아무튼 저는 지금 영어를 통해서만 지식을 얻을 수 있으니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

본래 대화란 하고 싶은 말과 공통된 주제가 있어야 성립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 경험으로는 한국말로 흥미로운 대화를 나눌 만한 대상이 아닌 사람과는 영어로 해도 흥미로운 대화를 나눌 수 없고, 흥미롭지 않은 영어대화를 통해 쌓을 수 있는 영어 실력은 별로 없습니다.


 

4. Writing


저는 개인적으로 영어 배우기에서 ‘writing’ 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여기 있다보면 그네들이 영어를 조금 못 한다고 생각을 하면 말을 천천히 또박또박 이야기 합니다. 알아듣는 명사나 동사를 조합하면 어려운 문장이 아니면 대충 알아듣습니다.

( 아 물론 심도 깊은 이야기거나 전공 이야기를 하면 좀 곤란하기는 하지만 )


문제는 내가 이야기 할 때입니다. 물론 내가 하는 말이 간단하고 듣는 사람이 친절하다면 상대방이 알아서 알아듣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 대부분입니다.

자기의 생각을 정확한 단어로 확실하게 이야기 해야 합니다.

이럴 때 writing 이 필요합니다.


유창한 구사력 보다는 어눌하지만 정확한 어휘력과 적절한 표현으로 조직해 내는 사고력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신이 한국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말을 영어로 표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 기본 적인 지식이 있어야 된다는 말씀 )

아무리 발음이 좋고 문장을 잘 이야기 해도 자신의 콘텐트가 없는 사람과 이야기 하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저는 담당 교수와 비서와 거의 50 차례 넘게 이멜을 주고 받았습니다. 아무튼 편지를 자주 보내니 좀 영어가 늘고 이것이 결국 말을 할 때도 유리하더군요.

알아듣는 것은 아직 좀 서툴러도 이야기 하는 것은 조금 늘은 것 같습니다. 물론 바로 바로 생각이 안 나기는 하지만 자주 쓰는 말이 사실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 나아진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전공 분야 이야기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끼여들고 싶어지고 제가 이야기 하면 사람들이 들어줍니다.

표현은 조금 어눌하지만 쓰는 단어로 대충 짐작을 하여 교정해 주기도 합니다

 

또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제가 표현 할 수 있는 말은 조금 들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같이 일을 하는 중국인 연구원은 미국에 온 지 14년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대학도 미국에서 나왔고 거의 원어민 처럼 합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나서야 겨우 이해가 가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뭐 잘 아시겠지만 우리가 하는 농담을 비롯한 많은 말들이 사실 그네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알아듣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뭐 잘 아시다시피 대개의 유머나 이야기는 소그룹 내에서만 이해되고 적용됩니다


( 모두가 공감하는 개그는 개그 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

문화를 이해하고 그 그룹 내에서의 상황을 잘 알아야 서로 대화도 통하고 흥미를 가지고 이야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도 한국말과 마찬가지로 - 궁극에는 함께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과 이해가 필요하고 우선 시 되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끝으로


사실 막연하게 영어 공부를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그러신 분들은 자신이 왜 영어를 배우는 지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막연하게, 이유 없이, 그냥 배우는 영어는 쉽게 늘지 않고 금방 잊어버립니다.


당연하게도 이 이야기는 자녀에게도 해당 됩니다.

공부하는 학생들은 좋은 대학’ ‘더 좋은 직장이라는 막연한 목표 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이유가 더 나은 영어 공부를 위해서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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