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알아야 할 것

양수 색전증에 관해

다린이아빠 2012. 6. 27. 19:55

오늘 언론사에 있는 친구가 소개를 해 줘서 산모 보호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도 크게 문제가 되셨던 산모 분이셨는 데 양수 색전증으로 진단 받고 산모 분은 돌아가시고 애기는 뇌성마비가 되어서 치료 받고 있고.

 

사랑하는 아내는 죽고 애기도 저러니 얼마나 원통하고 억울하실까 하는 생각에 참 기분이 착찹했습니다만 양수 색전증은 예방할 수도 예측할 수도 없고 더구나 치료법도 없는 병이라는 사실을 설명해야 되는 현실이 더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의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고 치료법도 없는 몇 가지 질병 중에 하나인 이 양수 색전증은 의사 입장에서나 산모 입장에서나 정말 피하고 싶은 병일 겁니다.

 

과거 수련 받던 병원 에서도 타 병원에서 전원 된 양수 색전증 산모가 있었는 데  세브란스 병원이 발칵 뒤집혀졌던 것을 기억합니다. 나이가 드셔서 암으로 돌아가시는 분과는 정말 다르고 슬프고 엄마 없이 불편함을 가지고 살아가야 될 애기를 우연히 볼 때 마다 치밀어 오는 슬픔을 가누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도 산모는 사망하고 애기는 뇌성마비가 되었었습니다.

 

오늘은 유병률은 정말 낮지만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양수 색전증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합니다.

 

양수 색전증 ( amnionic fluid embolism )

 

갑작스러운 저혈압

저 산소증

그리고 출혈성 질환 ( 피가 안 멈추는 것 )

 

이 산모에게서 갑자기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빈도는 세계적으로 8000 분만 당 1건에서 8만 분만 당 1건으로 매우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보고에서는 약 22,400건 당 1 명 정도입니다.




                                             --> 양수가 혈관으로 들어가 혈관을 막는 것 ( 태아 조직도 양수와 같이 들어감)



우리나라에서 신생아가 1년에 약 40만명 정도 태어나니까 약 1 년에 20건 이상 일어나니까 그리 아주 적다고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양수 색전증은 분만중이나 분만 후 몇 시간 내 발생하는 모성 사망 중에서 제일 많이 발생하는 원인이며 모든 모성 사망의 약 10 % 정도가 양수 색전증 때문 입니다. ( 미국 측 보고 )

 

양수 색전증으로 진단 된 산모의 사망률은 26-86%까지 모성 사망률이 보고 되고 있고 한국의 보고에서는 약 67.4% 정도의 모성 사망률을 보였습니다.

 

전형적인 경우의 임상 양상은 정말 드라마틱 한데 일반적으로 분만의 마지막 단계 애를 낳기 전이나 분만 직후의 산모에서 호흡 곤란을 호소하면서 곧 경련을 일으키거나 심박동 이상 그리고 출혈 경향이 있으면서 대량의 출혈과 함께 산모가 사망하게 됩니다.


 

원인


양수 색전증은 많은 양의 양수가 정맥 순환을 타고 가서 폐혈관에 이르러 혈관을 막아서 혈압을 올리게 되고 그러면서 산소 공급이 부족해 지며 산모에게서 저 산소증을 일으켜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입니다.

 

( 색전증에는 양수 색전증 말고도 폐 색전증, 공기 색전증 그런 것도 이렇게 갑자기 옵니다

혹시 대학 다닐 때 실험을 위해서 토끼를 죽일 때 토끼 귀에 빈 주사 바늘로 공기를 넣어 죽여 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 있을 지 모릅니다. 이게 바로 색전증을 이용해 죽이는 겁니다.

 

다만 우리가 보통 주사를 주입하는 것은 정맥으로 정맥에 공기는 들어가면 원칙적으로 안 되지만 적은 양은 그리 위험 하지 않습니다만 동맥으로 들어가는 혈관이 있다면 색전증을 조심해야 합니다 )

 

다만 요즘 양수 색전증이 과민증과 비슷한 면역 매개 과정의 결과로 이루어진다고 제시 되고 있기도 합니다.

 

위험 요인으로는 다산 ( 둘째 이상 애기 ), 산모의 나이가 많은 경우, 진통을 오래 한 경우, 수축제 사용 ( 옥시토신인데 이건 아니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 또 태아가 태변을 먹은 경우 그리고 포셉이나 베큠 같은 기구를 통해서 분만 한 경우  전치 태반과 임신성 고혈압 그리고 제왕 절개 분만이 위험 인자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임상 증상

 

가장 흔한 증상은 저혈압, 폐부종 및 호흡 곤란 증후군입니다.

 

일단 양수 색전증이 분만 진통 중에 발생한 경우는 태아 심박수가 느려지면서 태아의 비 수축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보입니다.

 

Clark ( 슈퍼맨의 그 클락은 아니지만 )등은 1995년 양수 색전증의 진단 기준을 정했는 데

 

급성 저혈압 또는 심정지

급성 저 산소증 ( 호흡곤란, 청색증 또는 폐정지 )

응고병증 ( 출혈이 멈추지 않는 증세 )

진통, 제왕절개 수술, 자궁 경부 확장 또는 산후 30분 이내에 증상 및 증후를 가진

양수 색전증 외

다른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

 

 

진단

 

진단은 산모를 부검을 해서 폐 동맥에서 태아 기원의 세포를 발견하면 진단을 합니다.

이런 경우 실제로 산모가 사망을 해야 진단이 가능하므로 실제 양수 색전증은 더 비율이 높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요즘은 그래서 상기 증상만 가지고 양수 색전증을 진단 내리기도 합니다.

 

치료

 

치료는 저혈압과 저 산소증에 대한 보존적 치료 ( 혈압을 올려 주고 수혈을 해 주면서 심장 맛사지를 하고 산소를 공급 )를 합니다.

 

아무래도 마취과 의사도 있고 인원이 많은 큰 병원이 좀 나을 것입니다.

 


예후


최근 미국의 양수색전증 등록처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61% 정도의 모성 사망률을 보입니다. 하지만 비록 산모가 생존하였다고 할 지라도 많은 산모에서 신경학적 이상이 발견됩니다.

부분 시력 소실이나 반신불수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심정지가 일어난 산모의 오직 8% 정도에서만이 신경학적 문제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애기 측에서 보면 양수 색전증에 걸린 산모의 태아의 생존률은 약 70% 정도로 엄마보다는 높지만 신생아 역시 반수 이상에서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어 뇌성 마비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산모가 심 정지 된 후 분만까지의 시간이 애기의 예후와 관련이 있습니다. ( 빨리 분만해야 된다는 이야기 )


 

결론

 

양수 색전증은 매우 드물지만 예측할 수도 없고 예방 할 수도 없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산과 환자에서만 발견 됩니다. 적극적인 치료법이 필요하지만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산모와 태아의 사망률이 높고 또 생존했다고 하더라도 신경학적 이상 소견이 보이는 끔찍한 병입니다.

개인적으로 산모에게 분만 전 설명 할 때 양수 색전증을 따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분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산모에게 이런 것 설명해서 공포로 몰아 놓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듣는 것 만으로도 의사 입장에서 참 걱정입니다.

 

2만 명 중 하나 정도 발생하는 끔찍한 합병증까지 미주알 고주알 설명하면서 환자에게 겁을 주며 산모와 의사간의 공식적이고 사무적인 관계를 유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리고 혹시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설명해 주었으니 됐다라고 발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아직까지는 그러고 싶지 않고 산모들과 가족적인 관계를 맺고 싶고 앞으로 나이가 들어서도 꼭 그렇게 하고 싶은 게 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