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후 호르몬 치료

폐경 후 호르몬 치료에 관해 ( 액기스 편 )

다린이아빠 2011. 6. 16. 20:31

 

지난 2002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폐경 여성에게 여성호르몬을 투여하면 관상동맥질환이 29%, 뇌졸중이 41%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호르몬 치료가 오히려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전 세계 의학계는 엄청난 충격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 충격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 이전의 연구로 그로스타인은 호르몬 치료를 받은 폐경 여성 7만533명을 1973~1996년까지 23년간 관찰한 연구결과를 국제 학계에 보고했습니다. 연구대상자가 모두 간호사였기 때문에 이를 ‘간호사연구(NHS·Nurse’s Health Study)’라 부릅니다.

 

그로스타인은 여성호르몬의 용량을 저용량, 표준용량, 대용량 등 3개로 나누어 관찰했는데, 저용량에서는 관상동맥질환 42% 감소, 뇌졸중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표준용량에서는 관상동맥질환 46% 감소, 뇌졸중은 35% 증가했습니다. 즉 사용하는 여성호르몬의 용량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럼 왜 이렇게 결과의 괴리가 생겼을 까요?

 

그건 NIH 연구에 참가 했던 폐경 여성의 연령이 평균 63세라는 데 있습니다.

 

이 연령대가 되면 노화에 의해 동맥혈관이 이미 딱딱히 굳어져 동맥경화(무증상)가 동반된 상태여서, 여성호르몬 치료를 하더라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폐경 된지 얼마 안 된 50대의 폐경 여성은 아직 동맥혈관이 탄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없다면 저용량 여성호르몬의 투여로 폐경기 증상의 완화뿐 아니라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환자를 잘 가려서 약을 써야 하듯, 폐경 여성의 연령과 건강상태 등을 잘 가려서 여성호르몬치료를 하면 얼마든지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폐경은 인생에 있어 정상적인 상태이자 현상이지 결코 병은 아닙니다. 따라서 폐경 후 장기적으로 호르몬 치료를 하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는 약물적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과거 100년 전만 해도 폐경이 된 후 약 10년 정도 더 살았지만 ( 초경 연령은 히포크라테스 시대보다 훨씬 빨라졌지만 폐경은 건강 상태가 좋아진 지금이나 그 때나 똑같습니다 ) 이제는 여성들은 폐경 후에도 30-40년은 기본으로 더 살고 있습니다.

 

이래서 폐경 후 호르몬 치료는 참 어렵습니다.

 

다 건강하게 잘 살자고 약을 투약하는 것인데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위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꺼려하는 실정입니다.

 

예를 들어 유방암의 경우 약을 먹으나 먹지 않으나 생길 수 있지만 혹시 의사가 호르몬 치료제를 주어서 먹다가 유방암에 걸린다면 환자는 의사를 원망할 것이고 의사도 자책감이 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호르몬 치료를 아예 안 하자니 그것 또한 문제입니다.

 

아시다시피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데 골골하면서 오래 사는 것이 뭐가 의미가 있을 까 하는 의문입니다.

 

거기다가 매년 학회에서 호르몬 치료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발표가 쏟아져 나오는 형편이니 의사 본인도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 실제로 산부인과를 제외한 다른 과에서 약 처방을 잘 못 하고 있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가끔씩 싸우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

 

현실이 이럴 진 데 환자들은 더 혼란스럽겠죠.

 

본 글에서는 폐경 후 호르몬 치료에 대해 2011년 최신 지견으로 장단 점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논란이 많았지만 약 30년 넘게 논쟁이 계속되면서 결론이 조금씩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복잡한 이론을 환자들 자신이 알 필요도 없으니 되도록 간단하게 엑기스 ( extract ) 만 뽑아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은 WHI ( Women Health Initiative )에서 30년 연구 끝에 지금 확실히 결론이 나 있는 것입니다.

 

관상 동맥 질환( coronary heart disease ) ;

 

폐경 되자마자 젊은 나이에 호르몬제를 사용한다면 예방이 됩니다.

 

관상 동맥 질환이란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있는 현상인데 흔히 우리가 협심증으로 알고 있는 병입니다. 폐경 전 까지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여성보다 많지만 폐경 후 에는 발생률이 남녀가 비슷해 집니다. 그래서 호르몬 치료를 하면 예방이 된다고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폐경이 한참 지난 다음에 호르몬 치료를 하면 위험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혈관에 기름기가 끼면서 혈관이 딱딱해 지는데 호르몬제가 그것을 녹이거나 변화시키다 보면 혈관이 더 막힐 수 있습니다.

 

 

뇌졸중 ( stroke );

 

폐경 초기의 건강한 여성이라면 위험이 증가하지 않습니다.

 

이것 역시 위에서 얘기 한 것과 비슷합니다. 뇌졸중이란 뇌의 혈관이 막히는 것인데 나이가 들면서 좁아지게 됩니다. 만일 폐경이 훨씬 지난 다음에 사용하게 된다면 혈관이 더 이상해 질 수 있습니다.

 

 

정맥 혈전 현상 ( venous thromboembolisim ) ;

 

혈관에 혈전이 생기는 현상입니다. 혈전이란 피가 굳어서 생기는 것인데 나이가 들면 잘 생깁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은행나무 추출물 기넥신 그리고 징코민 그런 것 먹으라고 하는 겁니다 ( 사실 별 도움은 안 됩니다 ) 암튼 이게 호르몬 치료의 가장 민감한 것인데 실제로 호르몬 치료를 하면 2배 정도 증가합니다 ( 헉 !! )

그래서 호르몬 치료시에 이것을 잘 설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런 현상은 호르몬 치료 시작하고 1년 내에 2배가 증가하지 그 후에는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유방암 ;

 

유방암은 앞의 글에서도 설명드렸지만 호르몬 치료를 하면 조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아주 조금 오른다는 사실과 호르몬 치료를 하고 있을 때 유방암이 걸리면 발견이 쉽게되고 병기가 더 좋다는 사실은 알아 두셔야 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호르몬 치료 시에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이 유방암인데 외국에서는 별 걱정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위에서 이야기한 혈전 현상이나 관상 동맥 질환을 더 걱정하는 현상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대장암 ;

 

우리가 호르몬 치료 시 제일 많이 간과하는 것입니다.

대장암은 호르몬 치료로 감소된다고 하는 데 보고에 따라서는 44%까지 감소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유방암이 호르몬 치료를 하면 증가한다고 보고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대장암은 전세계적으로도 3번째로 많은 암이고 사망률도 높은 병입니다.

호르몬 치료로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 될 수 있습니다.

( 물론 대장암이 기존에 있다고 하면 호르몬 치료로 더 악화 된다는 보고는 있습니다. )

대장암 뿐 아니라 대장의 양성혹 ( polyp )도 감소합니다.

대장암은 식물성 에스트로젠 ( phytoestrogen ) 그러니까 콩 같은 것을 많이 먹어도 감소합니까 참고로 알아두십시오.

 

골다공증;

 

이것은 폐경 후 호르몬 치료 효과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죠.

골 다공증 감소합니다. 물론 뼈가 부러지는 일도 예방이 가능하고 말입니다.

 

당뇨 ;

 

지난 번 글에 당뇨에 대해서 썼지만 인슐린에 대한 감수성을 증가 시키며 당뇨의 발생을 감소시킵니다. 물론 그렇다고 당뇨의 치료제로 호르몬제를 사용하지는 않습니다만 암튼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관절염 ;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다리 한 번 안 주무르신 분 없을 것입니다. 어르신 들이 가장 고통 받는 것이 관절염인데 실제적으로 에스트로젠 치료는 관절염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사실 관절염과 호르몬 치료와의 관계는 아직 까지 연구 중이고 조금은 복잡합니다 )

 

치매 ;

 

일반적으로 호르몬 치료를 하면 치매가 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나이가 65세가 넘어서 호르몬 치료를 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폐경이 되자 마자 치료를 하면 인지 능력과 치매에 좋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아 건강한 조직은 에스트로젠 호르몬에 효과적으로 반응을 하며 건강을 유지 시킨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혈관 세포가 손상이 되고 뇌 세포가 손상을 입어 알츠하이머 병에 걸리게 되면 에스트로젠 호르몬의 효과는 떨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므로 호르몬 치료의 가장 효과가 좋을 때는 폐경 직후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폐경 후 호르몬 치료는 어쨌거나 부작용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므로 치료 받는 동안 건강에 대한 관심과 집중을 해야 하며 적어도 1년에 한 번 쯤은 검진을 하여 건강을 확인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계속적으로 호르몬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변화하고 있으니 의사 환자 모두 변경된 가이드라인을 참조하고 호르몬의 양이나 치료의 기간을 염두에 두고 호르몬 치료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