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 지도 거의 1년이 다 되어 가는 군요.
사람들은 미국에 있으면 영어가 저절로 팍 팍 느는 지 알지만 사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으로 아이들 유학 보내시는 분 참고 하세요 )
참 영어 때문에 고민이 많았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여럿이 이야기 하는 데 지네들 끼리만 웃을 때는 진짜 미칠 것 같습니다.
예전에 텔레비젼 프로에서 미국에서 10년 넘게 산 가수 들의 영어 실력을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 쪽은 한국인이 많아서 LA 에서는 영어를 쓰지 않고도 살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있는 연구실은 모두 미국인 인데 아무리 그래도 하루 종일 별로 말 안 하고도 지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6시에 집에 가면 한국말만 하고. 주말에도 한국말 만 하고..
사실 영어를 배울 때는 절박함이 있어야 됩니다.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다른 언어를 배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장사 – 아무래도 절박감을 가장 일으킬 수 있는 것은 돈이죠 - 를 하면 된다고.
사실 영어를 잘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이고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사실 장사 하는 사람의 영어와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의 영어가 같을 수 없고 강의를 해야 하는 영어와 수업을 듣는 영어가 같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배우는 것도 개인차가 있고 다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영어의 배움에 왕도가 없다고 해도 일반적으로 받아드려지고 그래도 좀 쉬운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아래 쓴 글은 제가 1년 있으면서 그냥 제 개인적인 경험을 쓴 것입니다.
굳이 위의 예로 들자면 물건을 사는 영어 혹은 강의를 듣는 영어가 될 것입니다.
혹시 영어 공부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까 해서 써 봅니다.
1. 일단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말하는 영어가 안 들리면 답답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표현 하고 싶은 데 말이 안 나올 때 더 답답해 합니다.
이상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완벽해 질 때 까지 기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너무 주위 사람을 의식합니다. 주위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 까 항상 생각합니다.
대학교에서 외국인들을 모아서 하는 영어 수업이 있습니다. 그냥 친목적 모임이고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오는 데 특징이 있습니다.
중국인 들은 정말 자신있게 말을 합니다. 틀린 표현도 많고 단어도 많이 몰라도 당당하게 말을 합니다. 대륙적 자존감인 지 잘 모르겠으나 강의가 끝나도 가장 많이 질문하는 사람들이 중국인입니다 ( 미국 유학생들 중 중국인이 제일 많기도 합니다 )
한국인은..
질문이 다 끝나고 조용히 선생님을 찾아가서 질문 합니다.
만약 수강생 중에 다른 한국인이 있으면 그 증세는 더욱 심해집니다.
제 생각엔 항상 남을 배려하도록 배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 물론 미국이 우리나라 보다 더 잘 사는 강대국이어서 위축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 우리 보다 국력이 더 약하다고 생각되는 나라에서 어떤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말이라는 것이 자꾸 하다 보면 느는 것입니다. 자꾸 실수나 주위 사람을 의식하다 보면 아무 것도 못 합니다. 아무 말도 안 하면 실수 할 걱정은 없지요. 그렇지만 그러면 자기가 뭘 잘 못 하는 지 모르고 영어를 잘 하는 다른 사람이 그 실수를 교정해 줄 기회도 없어지게 됩니다.
정확하지 않아도 막 말하다 보면 영어 늘 수 있습니다.
말 하기에 대해서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여럿이 대화를 할 때 잘 못 알아 듣는 경우가 있을 때 질문 하면 좋습니다.
원래 못 알아 듣는 데 이야기 주제의 흐름까지 놓치게 되면 더 못 알아 듣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 서로 친밀하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지만.. 본인이 질문을 하게 되면 상대방이 대답을 해 주고 사실 대화에 있어서 가장 집중 할 때가 자신이 질문을 했을 때 입니다. 나는 비로서 대화에 참여할 수가 있고 덤으로 상대방은 본인이 잘 못 알음을 알고 천천히 말해 주게 됩니다.
한 가지 더 말을 하다보면 특정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그냥 더 쉬운 단어로 그 단어를 설명해 주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 사실 이거 쉽지 않습니다 )
2. Content 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라면 좀 더 많은 대화를 쉽게 나눌 수 있습니다.
예전에 같은 연구실에 있는 사람들 끼리 회식을 한 적이 있는 데 그 때 한 여직원이 남자 친구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그냥 통 성명하고 나는 그 사람 고향이 어디인 지 물어보고 – 미국에서는 땅덩어리가 커서 그런 지 고향 묻는 게 몹시 일반적입니다-
그 사람은 내가 어느 나라에서 왔는 지 물어보고 서로 어색하게 있는 데 제가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의 취미가 글쎄 ‘스타크래프트’ 라는 것입니다.
한 때 저의 젊음을 스타크래프트로 불태운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대화는 진전되기 시작되어..
그 사람은 한국이 스타크래프트 강국인 것도 알고 ‘임요환’ 의 존재도 알더군요.
서로의 관심사가 같으니 말이 좀 어눌해도 한참을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연구실의 은퇴하신 여교수님 – 여기서 테뉴어를 받으면 은퇴해서도 출근하여 일을 할 수 있습니다 - 이 계신 데 미국 프로야구 양키스 팬이셨습니다.
데릭 지터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날 구글 검색을 하여 공부를 하여 다음 날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사는 곳이 메이져 리그 팀이 없어서 얘기 할 사람이 없었는 데 제가 마침 걸린 것입니다.
말은 잘 못해도 내용을 대충 알고 있으니 말하기가 한결 수월해 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일단 친해지니 나의 사소한 실수 쯤은 너그럽게 넘어 갈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실제로 그러합니다.
아무래도 같은 실수라도 알고 있고 좋아하는 사람의 잘 못이라면 전혀 모르는 사람의 실수보다 너그러워 지는 법입니다.
다음 날 얘기할 생각으로 검색을 하고 글을 읽고 어떻게 말할 까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 가니 동기 부여가 되어 영어 공부가 저절로 될 수 있습니다.
( 사실 이렇게 준비를 해도 말하다 보면 내가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돌발 변수도 있고 갑자기 주제가 바뀌어 질 수 도 있고.. 하지만 준비 한 것이 있기 때문에 말을 이끌어 낼 수 있고 대화가 시작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게 됩니다 )
3. 읽고 쓰기에 집중해라.
제가 1년 있으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여기에 1년 있어도 원어민 말 알아듣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10년 계신 친구 분을 만났는 데 – 그 분은 장사 하시는 분 – 제가 보기에는 영어 정말 잘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 데 본인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이런 분들도 그럴 진데 평소 영어를 접하지 않고 접할 수 없는 한국에 계신 분들은 더 말 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미국 사시는 어떤 분이 글에서 Good night 를 언급하시며 아르바이트 할 때 만나는 손님마다 good night 를 외쳤는 데 그게 나중에 헤어질 때만 하는 인사 인 줄 아셨다고 챙피해 하셨는 데..
저의 경우는 대표적으로 rest room 과 break room 을 헷갈려서 첫 1주 동안 밥 먹을 때 rest room 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관용어구도 많고 한국과 다른 것도 정말 많습니다. 저 윗 분이나 저 같은 경우는 다행히 미국 사람과 만날 기회가 있어서 깨달을 수 있었지만 대부분 영미권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사람은 이거 다 외울 수가 없습니다.
깨지면서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이런 어구를 다 외우려면 뭐 가능은 하겠지만 대신 다른 곳에 투자되어야 될 소중한 에너지를 손해 보게 되는 것이지요.
한국에서 배우는 많은 생활 영어가 그렇습니다. 이거 선행 학습이랑 비슷합니다. 배울 때는 뭔가 배운 것 같고 뿌듯하지만 지나면 다 까먹습니다.
물론 열심히 해서 다 알면 좋겠으나 너무 힘이 듭니다.
글로 읽어서 다 외울 수 있을 거 같아도 미국 사람들 앞에 서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교육 –생활영어 중심 - 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저는 해결책을 오히려 읽기에 두고 싶습니다.
'말이 잘 튀어 나오면 애들 동화책을 읽어라'
여기 계신 이 대학에서 교수 하시는 한 한국 분이 해 주신 말입니다.
자꾸 읽다 보면 익숙 ( familiar ) 해 지고 그러면 말 할 수 있습니다.
애들 동화책이라고 쉬운 표현 쉬운 단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동화책 속의 표현들은 상당히 많이 쓰이는 표현 인 것 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또 모든 좋은 논문들은 다 영어로 되어있습니다. 만일 잘 읽고 이해 할 수 있다면 혹시 말을 못하더라도 이런 것들을 이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모든 분야의 지식에서 구글이 네이버 보다 100배는 많을 것입니다.
혹시 서울에 대해서 알고 싶으시면 구글 위키디피아를 검색해 보십시오. 그 용량도 정확함에 대해서 깜짝 놀라실 겁니다.
읽기는 사실 미국에 가지 않아도 배우고 익히는 데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만일 쓰기를 잘 한다면 읽기를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쓰기가 읽기 보다 더 힘드니까요.
영어 일기 쓰는 것도 좋은 데 일기 쓰기가 힘드신 분은 편지 쓰는 것을 – 편지 쓸 사람이 있으면, 미국에 있으면 편지 쓸 일이 참 많습니다 - 추천합니다.
( 논문을 써도 되고 ..)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빨리 쓸 수 있다면 말 할 수 있는 것이고 자신이 말 할 수 있는 문장을 다른 사람이 말 한다면 들립니다.
4. 발음에 대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발음도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이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본인이 미국에서 장사를 하거나 혹은 선출직으로 뽑혀야 된다면 발음이 중요하겠죠. 다른 사람의 공감을 얻어야 하는 경우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면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투리가 심하다면 적어도 처음에는 친해지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발음보다는 ‘주어+동사+목적어’ 가 한 번에 나올 수 있고 또 자신이 원하는 말을 금방 말 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둘 다 다 잘하면 좋지만 굳이 고르라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저희 연구실에 인도에서 온 비지팅이 있는 데 진짜 발음이 뭐 말하는 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원어민들과는 대화가 잘 되더군요.
더 재미있는 사실은 그렇게 말하다보니까 발음도 좋아지는 것이었습니다. 억센 액센트도 좀 좋아지는 것 같고 특정 단어에 대한 발음도 교정이 되더군요.
원래 사람들이 문장을 이해할 때 단어 하나하나 보다 전체적인 맥락을 가지고 이해하기 때문에 한 두 단어 발음이 나쁘더라도 이해해 주긴 하더군요.
물론 저희 연구실이 같은 목적을 같지고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곳이어서 그럴 수는 있습니다. 잘 못 알아 들으면 글씨로 쓰기도 할 수 있지요.
발음 얘기를 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사람이 ‘반기문’ 총장입니다.
그가 발음이 나빠도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은 그가 높은 지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 데 이런 높은 지위에 없는 우리들은 발음이 좋아야 된다는 주장입니다.
제 생각엔 이 주장은 반은 많고 반은 틀렸습니다.
위에서 제가 언급 했다시피 사람들이 필요한 사람이 되면 됩니다.
사실 그것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있고 또 일반적으로 친해지고 싶어합니다.
만일 그 사람의 궁금증을 풀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그 사람이 모르는 것을 알려 줄 수 있다면 그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말이 통해도 전혀 매력이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서로의 관심사에 공통점이 없는 그런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말이 통해도 말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채워주고 설명해 줄 수 있다면 말이 안 통해도 말을 하고 싶습니다. 상대방에게 친절하게 대하며 혹시 궁금해 하는 것이 있으면 설명해 주고 만일 못 해주면 다음 날이라도 설명해 주고 그러면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궁금해 하는 것을 물어보면 더 좋습니다.
질문을 한 다는 것은 그 사람을 믿는 다는 이야기이고 이는 그 사람에게도 기분 좋은 일 일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대충 제 경험을 말해 보았습니다.
한가지 더 그냥 막연하게 하는 영어는 실력이 향상되기 어렵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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