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야기

아이들이 왜 어른 보다 영어를 잘 할까?

다린이아빠 2014. 12. 17. 11:59

하도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계속 영어 이야기를 하게 되네요.


여기와서 보니 영어가 더 중요하게 느껴지고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어렵네요.


중학교 때 부터 배웠고 매번 지식의 습득은 영어로 하기 때문에 금방 익숙해 질 줄 알았는 데 암튼 ...




그럼 시작합니다.


언젠가 방송에서 미국에서 몇 십년 살았던 트롯트 가수 2분이 나와서 영어로 질문 하는 장면이 있었는 데


진짜 이건 뭐 초등학생도 알 만한 그런 단어인데도 모르더군요.


뭐 참 할 말이 없었습니다.


이런 이야기 많이 듣습니다.


'애들은 영어가 빨리 느는데 어른들은 쉽지 않다'


그럼 위의 2사람은 어른이라서 미국에 10년이 넘게 살았는데도 영어를 못 할까요?


실제로 외국 연수 갔다 온 사람들을 보면 애들은 영어가 쑥쑥 늘어서 오는 데 어른들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어른이 애들보다 머리가 굳어 배움의 속도가 늦어져서 그런 것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접촉 시간이 많아야 한다


미국에 연수를 가 있는 부모들을 보면 특히 엄마의 경우는 그냥 집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들 뒷 바라지 하느라 그렇지만 의도적으로 주위 한국 엄마들이랑 어울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반면에 애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끊임없이 다른 애들과 어울리고 또 수업도 영어로 듣습니다.


애초에 외국인과 접촉 시간이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애들의 경우 숙제도 있고 다른 애들이랑 사귀느라 애쓰느라 암튼 영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아빠들의 경우 - 아빠가 연수를 온 경우 - 도 마찬가지여서 한국 사람들 끼리 어울려 다니느라 접촉 기회가 없습니다.


( 사실 처음에 정착하는 데 주위 한국 사람들의 도움은 절대적입니다. 저의 경우 처음에 아는 한국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진짜 중국인들만 

보아도 엄청 반가웠습니다. 제가 중국인을 보고 반가와 할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여기 교포 사회도 한국에서의 나쁜 문화가 그대로 있는 데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패거리 문화가 은근히 생긴다는 것입니다. 서로 비교하고.. 실제로 반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런 말 하면 어떨 지 모르겠으나 외국에서는 한국인들을 불가원 불가근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한국 사람에게 사기 당했다는

이야기는 사실 신기한 일이 아닐 정도로 널리 퍼져있습니다.  과도한 기대를 했기 때문에 배신을 당했다고 느끼는 것일 수도 있고. 처음에도 좀 힘들어도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받는 다면 오히려 좀 더 객관적으로 사태를 관망 할 수도 있습니다. 언어적 문제 때문에 전적으로 의존 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어른의 경우 더욱 더 고차원의 대화가 요구된다.


제가 전에 small talk 에 대해 쓴 적이 있는 데 사실 이야기 하다보니 small talk 가 그냥  small talk 로 끝나지 않습니다.


말하다 보면 그 나라 사람들의 습관도 궁금하고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애들의 경우 노는 것은 사실 대화가 필요가 없을 때도 많고 - 실제 어느 신문에선가 6살 이하의 애들이 전혀 말이

안통하는 데도 잘 노는 것을 본 적이 있슴 - 그냥 small talk 로 끝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관심사가 다양하고 가지고 있는 어휘력도 애들이랑 비교가 안 됩니다.


한 예로 애들에게 호텔 프론트에서 방 예약하라고 하면 못 합니다. 쓰는 용어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애들은 애들 상황에서의 영어만 강합니다.


미국에서 많이 이야기 하는 것 중 하나가 의료 보험 제도 인데 이거 설명하기  위해서는 의외로 많은 단어가 요구됩니다.


미국은 진짜 의료제도가 복잡하지요.


' 의료 보험료는 매달 월급에서 소득에 따라 공제된다 '


혹시 이거 영어로 바로 영작이 가능하신 분 있나요?

( 아마 쉽지 않을 듯 )


애들은 이런 이야기 할 수가 없겠죠.


정치 상황도 흔한 주제인데 예를 들면 '북한과 너네랑 어떻게 다르냐? ' 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적어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설명을 간단하게나마 할 수 있어야 됩니다.


전에 북한이 이렇게 몰락하게 된 데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경제 제제 조치도 한 이유가 될 수 있다' 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는 데

경제 제제 ( economic saction )가 영어로 무엇인 지 몰라서 머뭇 거렸던 기억도 납니다.


의외로 북한에 대해 많이 묻는 데


'워낙 언론이 통제 되어 있어 그들의 내부 사정은 우리도 알 수 없다 '

뭐 이런 식으로 말하고 싶었는 데 '내부 사정' (internal affair )이란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말을 못했습니다.


가장 쉽다는 스포츠도 마찬가지인데 우리가 쓰는 영어랑 조금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 스포츠의 경우는 신문을 읽으면 용어가 금방 눈에 들어오기는 합니다 )




친구를 만들자.


저는 원래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활이 참 궁금하였습니다.


그러다가 한 사람이랑 친해졌는 데 이 친구가 저를 참 잘 이해해 줍니다.


한국말은 한 마디도 못하는 친구인 데 어떻게 된 일인 지 제 막하는 영어는 다 이해해 주고 저도 이 친구 앞에서는

그냥 쉽게 이야기 합니다.


물론 잘 못 된 표현은 교정해 줍니다.


대부분 잘 못 된 표현도 급할 때 이해 하지만 계속 되면 안 되겠죠.


그리고 이런 친구 하나를 만들어서 줄기차게 지속적으로 영어로 이야기 하는 게 좋습니다.


틀릴까봐 아무것도 안 하면 실패는 하지 않겠으나 발전이 되지 않습니다.




공통된 관심사에 대해 공부하자.


저 같은 경우는 의학이어서 아무래도 의학 용어는 같이 사용하므로  그 쪽 분야가 유리하였습니다.


단어의 경우 압축된 내용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짧게 이야기가 가능합니다.


'오늘 우리 딸이 체온이 올라갔어' 라는 말 보다 '오늘 우리 딸이 열이 있었어' ( Today my daughter has a fever )


가 훨씬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 쪽 분야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면 다른 분야까지 이야기 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친해집니다.


참고로 처음에 정 이야기 할 것이 없으면 날씨 이야기 부터 하면 좋습니다.


한가지 더 있는 데 음식 이야기도 좋은 소재입니다만 레시피 이야기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처음에 고구마를 영어로 몰라서 쩔쩔매던 기억이 나네요. ( 초반에는 정말 한 부분에서 딱 막히면 대화가 진도가 안나갑니다 )


같이 계신 노 교수 ( 75세) 분은 민주 당원이신데 지난 번 선거 끝나고 실망하시길래 나도 민주당 지지자 인 거 처럼

이야기 했더니 '기회는 찬스다' 라고 생각하셨는 지 한 10분 동안 말씀하시더군요. ( 누가 말 걸어주기를 기다리 신 듯 )


사실 여당, 야당 그리고 선거 지지 정당 이런 거 영어로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처음에는 어려웠는 데 듣다보니

그리 어려운 단어도 아니고 다 아는 단어의 조합이라 이해가 갔습니다.



말하기


어떤 토론에서 누군가의 말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마 같이 참여하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내가 질문을 하면 상대방도 반응을 하고 그러면 그 주제에 대해 더 집중을 할 수 있죠.


이해가 안 갈때는 질문을 함으로서 스스로 집중을 할 수가 있고 이해도가 빨라집니다.


질문 수준으로 보아 그 사람의 영어 실력을 대충 짐작하므로 질문 후 천천히 말하는 것도 하나의 덤.


또 한가지 미국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영어를 못하는 데


이 사람들과 영어를 이야기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이므로 이것 역시 재미있습니다.


게 중 정말 말도 안 되는 발음 가진 사람들도 있으나 ( 다른 사람도 저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ㅋ )

기본적으로 영어를 알고 있는 사람이므로 서로서로 실력이 금방 상승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쓰기


쓰기도 중요합니다. 저는 지금도 무슨 일이 있으면 아직까지 말이 안 되서 편지를 쓰는 데


편지 쓰는 게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편지의 내용은 거의 생활 영어이므로 그냥 말이랑 다를 바 없습니다.


그 밖에 facebook 같은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한참 하다보면 정말 빨라진 본인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읽기


어려운 것 말고 만화책이나 신문의 헤드라인 같은 거 챙겨 읽으면 좋습니다.


만화책이 쉬운 것 같아도 이해가 잘 안 가는 표현이 많습니다.


읽기도 익숙해 집니다. 계속 읽어서 익숙해 지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위에서 말한 쓰기와 읽기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게 채팅이지요.


채팅을 많이 하다보면 익숙한 표현들이 저절로 튀어나옵니다.


참고로 신데렐라나 백설공주 같은 동화책을 소리내어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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