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모 유명한 사이트에서 수중 분만을 한 산모의 후기가 올라와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산모는 외국에서 수중 분만을 통해 분만하였는데 자연스러운 그런 것들이 너무 좋았고 효율만 중요시 하는 우리나라 산부인과와 비교해 볼 때 우리 의료계는 반성해야 한다 뭐 그런 식으로 적어 놓았습니다.
거기에 찬성하는 댓글이 한 부대를 이루어 일반인들의 산부인과를 포함한 의료계에 관한 불신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원래 그런 곳에 댓글을 잘 안 다는 데 조금 왜곡하고 있는 부분을 지적하다가 이 참에 내 블로그에도 여기에 대해서 글을 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씁니다.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자기가 좋았다고 그것이 좋은 것이라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를 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자신에게 좋아도 그것이 자기에게만 해당 되고 다른 사람에게는 나쁜 것일 수 있고 또 자신이기 때문에 좋은 것일 수 있습니다.
‘ 옛날에 내가 해 봐서 아는 데 … ‘ 이런 식으로 나가서는 곤란 할 것 같습니다.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상식적이고 객관적으로 접근해야지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 글에는 그런 것이 좀 부족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시작합니다.
참고로 텍스트는 산부인과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Williams obstetrics 23rd edition와 Gabbe Normal and problem pregnancies 6th edition을 참조하였으며 여기에 인용된 American Journal of OBGY 의 The risk of underwater birth 를 참조하였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데이터는 지금도 계속 갱신 중이며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음을 밝히며 앞으로 연구가 진행되면 결론이 뒤바뀔 수도 있음 또한 말씀드립니다.
수중 분만은 말 그대로 물 속에서 진통을 겪으며 분만을 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근육을 풀어주고 잠기는 신체 부분의 부력에 의해서 체중 중력이 감소시키어 자유로운 진통을 조장하고 분만 자세에 유리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1803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것이 첫 기록이지만 ( 의학 저널에 실린 것만보아서는 ) 1970년대 초부터 기존의 획일화되고 효율만 추구되는 병원 분만에 대한 불만족에 대해 미국의 조산사들이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최근 유럽의 여러나라들이 하고 있으며 특히 영국에서 많이 시행된다고 합니다.
수중 분만의 장점으로는
1.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어 분만 과정이 효율적으로 되게 도와주고
2. 급격한 환경 변화가 없는 물속에서 진통을 겪음으로
1) 빛과 소리의 자극도가 감소되고
2) shock 및 sensory ovarload를 완화시켜
결국 산모가 편안한 상태에서 분만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수중 분만의 산모 만족도가 무척 높았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 12개의 보고 중 하나의 연구에서 )
무통 분만의 요구량이 감소되거나 혹은 연기 ( 30분 정도 늦게 요구한다고 합니다 ) 되어 조금 덜 아파 한다는 보고도 있으나 결국 진통제 사용량은 같다고 하니 그리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분만 되어 제왕 수술이 감소 될 것 같지만 이 역시 기존 분만과 수술하는 비슷하고 그 외 진통 촉진제인 피토신 사용량도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태아는 산도 – 여성의 질 – 를 통해 태어나는 데 이때 질내의 압력에 의해 태아의 흉곽이 눌리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태아의 폐안에 있는 양수들이 압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제거가 됩니다. 마치 탈수기로 젖은 옷을 짜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진통을 겪지 않고 제왕 절개 분만을 하는 경우 그런 흉곽을 짜주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폐에 찬 물들이 제거 되지 않고 남아있게 되고 결국 이런 신생아들은 호흡이 빨라져 일과성 빈호흡이 질식 분만을 한 경우 보다 5배나 많아지게 됩니다 ( transient tachypnea of newborn )
그런데 만일 수중 분만을 하게 되면 아기가 나오는 과정에서도 물을 먹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질식 분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장점이 사라지게 됩니다.
오히려 태어나면서 헐떡이면서 물을 많이 마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심으로 인해 호흡이 나빠질 수 있고 물이 피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저나트륨 혈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저나트륨 혈증은 전해질 불균형을 통해 애기에게 간질 같은 것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병입니다.
물론 수중 분만을 옹호하는 Gilbert 같은 학자들은 태아의 사망률이 기존 분만과 크게 다르지 않고 아직 충분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더 연구해 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사람 데이터에서도 태아 사망률이 1.2/1000 명으로 기존의 0.8/1000명 보다 더 높게 나왔다는 사실입니다.
태아 사망한 경우가 아닌 출생하면서 생기는 각종 질병은 Gilbert 연구에서도 더 높게 나왔습니다.
그 밖에 태아가 물을 많이 마셔서 위험해 질 것을 염려하여 빠르게 엄마 배 위로 태아를 옮기다 보면 탯줄이 끊어지거나 터지는 경우 역시 수중 분만에서 종종 일어납니다.
수중 분만을 하는 경우 물에 빠져서 아기가 죽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데 Rosser 의 2차례 있었던 케이스 리포트에 따르면 숙련된 조산사가 있는 데도 불구하고 한 명은 사망하였고 한 명은 심각한 뇌손상을 받았다고 보고 하고 있습니다.
한편 Deans는 112명의 비교적 적은 수중 분만을 시행한 산모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였는 데 그의 연구에 따르면 반 정도에서 진통만 수중에서 겪고 분만은 바깥에서 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따뜻한 물에 산모가 있다보니까 태아의 심박수가 빨라지거나 느려져서 혹은 심박수가 떨어져서 그렇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그중에 가장 많은 것은 태아 심박수가 빨라지는 것이며 이는 분명히 수중 분만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산모가 물속에서 나온 후 심박수가 떨어졌습니다 )
수중 분만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물을 통해서 태아가 감염 되는 것인데 이는 여러 논문을 통해 보고가 되고 있습니다. 출산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변을 배출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도 감염을 조장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슈도모나스 ( pseudomonas ) 에 걸린 경우 태아에게 치명적이라고 경고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아가 아닌 산모는 자궁의 감염과 무관하다고 보고 되고 있습니다.
수중 분만은 영국에서 많이 하고 있는 데 아무튼 Alderice 같은 사람은 8255명의 산모에서 태어난 신생아 중 12명이나 사망을 하였고 또 51명은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보고하면서 영국에서 수중 분만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저나트륨 혈증, 간질 발작, 익사, 물을 통한 감염 그리고 태아 감시의 어려움으로 인한 예기치 못한 상황 등등 이외에도 견갑 난산 ( 머리는 나왔는 데 어깨가 커서 분만이 어려운 경우 ) 등도 수중 분만의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 견갑 난산을 제외하고 이런 부작용은 수중 분만 시에만 나타납니다 )
한편 최근 보고서에는 신생아 집중 치료실의 입원율이 수중 분만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미국의 소아과 협회 (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Committee on Fetus an Newborn)에서는 수중 분만의 안전성과 감염이나 태아 질식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부모가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은 후에 신중하게 수중 분만을 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또 산모측으로 보아서도 산모가 출혈이 심한 경우 그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움으로 인해서 바로 치료가 어려운 점도 또 다른 단점입니다.
또 척추에 에피듀랄도 수중 분만시에는 감염으로 인해 어렵지 않을 까 생각이 됩니다.
아무튼 수중 분만을 시도하려는 산모들은 이러한 단점에 대해서 명확히 숙지를 하고 분만 방법을 결정하여야 하며 앞으로 좀 더 많은 수의 데이터를 통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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