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국방]NLL 북방한계선, 혹은 개념한계선 ( 딴지 일보에서 퍼옴 )

다린이아빠 2012. 10. 12. 10:33

딴지 일보 정치 부장 물뚝 심송님의 글입니다.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공감이 가는 글이라 퍼와봤습니다

 

 

 

[국방]NLL 북방한계선, 혹은 개념한계선

2011.10.11.목요일
정치부장 물뚝심송

 

 

서해상의 남북관계의 문제, 서해의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꼭 알아야하는 내용이 바로 NLL에 관한 문제이다. 물론 탱크 몰고 주석궁에 쳐들어가자는 주장을 신봉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럴 필요 없다. 그냥 그러고 사시면 된다. 
 
하지만, 서로간의 입장을 이해하고, 서로가 동의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고, 서로의 합의하에 평화를 가져오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최소한 뭐가 문제인지는 알고 얘기를 해야 되는 것 아닐까. 그 핵심인 NLL 문제를 이야기 하기 전에, 소소한 가족사 이야기를 한가지 늘어놓고 싶어졌다. 

 

 

 

 

어려서, 우리 가족은 조그마한 한옥집에 살고 있었다. 집이 너무 낡아서 가족들은 전부 이 집을 팔고 조그만 아파트라도 한채 사서 이사를 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요지부동. 

 

 

결국 어머님께서 반란을 일으키셨다. 아버지 모르게 복덕방에 집을 내놓고 마침 작자가 나선 김에 가계약을 하고 오신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 집에는 아직 아버지 소유로 완전히 이전되지 않은 땅이 몇평 정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 구청에서 불하를 받는 과정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땅 자체는 우리집이 깔고 앉아 있는 땅인데 아버지 명의로 이전은 아직 안되어 있고, 조만간 조만간 하면서 미뤄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아마도 아버지께서는 이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제값을 못 받을까봐 매각을 자꾸 늦추신 것일 테지만, 어머니는 이 사실을 모르고 계셨던 것이다. 
 
결국 어머님하고 가계약을 맺은 상대편에서 우리집 등기부등본을 떼어본 결과, 명의관계가 예상과 다름을 확인하고 항의를 하러 왔다. 그들의 입장은 매우 강경하긴 했지만, 차림새나 말하는 투로 봐서 뭐 전문적인 사람들은 절대 아니었다. 그저 고생고생 해서 돈 끌어모아 집 한채 사보려고 하다가 땅 사기에 걸린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으로 가득차 있는 상태인 걸로 보였다. 
 
당연하게도 그들은 계약위반이므로 가계약 하면서 걸었던 계약금의 두배를 환불할 것을 요구하고 갔다. 요즘 같으면 아마 이게 부동산 중개업자의 확인 절차를 통해 미리 걸러질만한 일이었겠지만 당시에는 뭐 그랬겠는가. 부동산 업자는 이미 뒤로 쏙 빠진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아버지는 침울해 하셨고, 형들이 분노를 했다. 어머님은 어찌 할바를 모르고 당황하셨고, 난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일까 하고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버지는 결국, 이게 잘못된 것은 사실이니까, 그들하고 최대한 얘기를 해서 집값을 원래 가격보다 상당부분 깍아 주는 걸로 해서 매매를 진행하자는 결론을 내리셨고, 형들은 그 놈들(실제 이렇게 표현을 했다.)이 우리 약점을 잡아서 고의적으로 돈을 뜯어 내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고 흥분을 했는데, 그 순간에 철없는 내가 한마디 거들게 된 것이다. 
 
"어찌되었거나 그들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계약 위반을 한 걸로 보이는게 사실 아닌가요?"
 
그랬더니 당장 형들의 입에서 넌 누구 편이냐는 둥, 넌 우리 가족 아니냐는 둥, 험한 소리가 막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찔끔해서 아무소리 못하고 말았던 기억이 난다. 
 
결국 문제는 잘 해결되었다. 아버지가 다시 가셔서 만나고 온 그 사람들은 자신들도 이 집을 사고 싶은 입장이고, 어차피 땅이 조만간 명의가 이전 될 것이긴 하지만, 아직은 명의이전이 안된 상태니까, 그 부분의 땅값을 반분해서 서로 부담하는 걸로 하면 안되겠냐는 정도로 합의가 된 것이다. 그렇게 매매는 되었고, 그러면서 나는 내가 태어난 한옥을 벗어나 최초로 아파트에서 살기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내 머리속에는 사람들이 항상 합리적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각인되고 말았다. 특히나 내 편 네 편이 확연히 구분되어 있는 상황에서 우리 편에게 불리한 사실을 사실로 인식하는 것을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강하게 인식하게 되었았다. 
 
뭐 그렇다고 해서 형들이 무지하게 나쁜 사람들인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저 보통 사람들일 뿐. 
 

 


 

 

NLL 문제도 이와 유사한 부분이 있는 문제이다. 
 
역사적으로 NLL은 전혀 국경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라인이 아니다. 휴전 조약에서도 NLL은 전혀 규정되지 않은 것이었고, 실제로 휴전 조약 자체에 서해상의 국경은 논의도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역사적인 배경은 이렇다. 당시 우세했던 남한-미국간의 연합군 해군이 휴전직전까지 계속 서해상에서 공세를 폈었는데, 그 공세를 멈추기 위해 유엔사령관 명의로 더 이상 남한 해군은 이 선 위로 올라가서는 안된다고 자체적으로 그어 버린 선이 바로 NLL이다. 

 

 
<파란선이 NLL, 붉은 선은 북측이 주장하는 분계선이다. >
 

 

휴전선의 연장선 상에서 훨씬 더 북쪽으로 올라가 있는 서해5도를 우리가 차지하게 된 것도 바로 그 치열했던 공세의 덕분이기도 했고…
 
북한 역시 서해상에서 군사분계선을 확정할 정도로 꼼꼼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측이 NLL을 긋고 그 이상 해군 군사력이 북상하지 못하게 막았던 것을 아마도 감사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확실하게 북한의 세력하에 있었던 옹진반도 코앞에 있는 서해5도를 빼앗기고도 별다른 항의를 못한 것 역시 그런 상황에서 있을 법한 일일 것이다. 
 
그렇게 서로가 정신 없는 상황에서 휴전조약이 체결되고, 서해상은 그저 관습적으로 남한 및 유엔의 해군력이 NLL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북의 어선들은 자연스럽게 NLL 이남으로 내려오기를 두려워 하게 되었고… 뭐 이렇게 역사는 흘러간 것이다. 

 

 

 

남측이 NLL을 선포하면서 북측에 알리고 동의를 구했을까? 이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북측에서는 자신들이 이것을 통보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을 한다. 남측에서도 북측에 통보했다는 확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NLL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53년도 휴전협정 체결 직후에 유엔사령관 클라크가 대한민국 해군에게 작전명령 비슷하게 지시한 것에서 부터이니, 이런 것을 북에 공식적인 분계선으로 통보하기는 어려웠을 수도 있다. 
 
반대로 북측도 자신들이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은 하고 있지만, 59년도에 북측에서 발행한 조선중앙연감에 이 NLL이 군사분계선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웃지못할 사건이 있기도 하다. 
 
결국 NLL은 공식적인 분계선은 아니고, 관례적으로 양측 세력간의 경계선 역할을 해오게 된 것이다. 
 
북측은 이 문제에 대해 항의를 했을까? 자기들은 전쟁 이후 지속적으로 항의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1973년 12월에 와서야 최초로 정전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 뿐이다. 사실 그 전에는 자기들도 이 문제를 다룰 정신이 없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 1999년에 와서야 북측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군사분계선은 이래야 한다고, 위의 그림에 나온 붉은 선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 선도 참 기묘하게 생겼다. 기본적인 가정은 옹진반도 끄트머리와 남측 11번 지역에 있는 굴업도에서 같은 거리에 선을 그었다는 것인데, 그러다보니 북측으로 치우쳐 있는 서해5도의 존재가 애매해 진 것이다. 
 
영토 경계선을 그으려면 옹진반도와 1번, 2,3번 에 있는 서해5도와의 중간선을 긋는게 맞지 않냐는 주장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북측에서는 그 서해5도는 막바지에 밀려서 빼앗긴 특별한 존재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 그러니 확실한 남측의 영토인 11번 지역의 굴업도를 기준으로 영토선을 만들자고 우기는 것이겠지. 
 
그러면서도 서해5도를 남측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고려해서 서해5도 주변과 그 곳에 이를 수 있는 해로를 양보한 셈이 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보자면 북측은 서해5도를 남측의 영토로 인정하긴 싫지만, 일단은 영토선을 먼저 긋고 서해5도 근해를 남측에 주자고 내부적으로 자기들끼리 타협한 셈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우습게도 이 붉은 영토선은 전세계 누구에게도 인정을 받지 못한다. 
 
그러면 우리가 주장하는 영토선은 따로 있는가? 그것도 없다. 그냥 남측의 입장은 관례적으로 NLL을 기준으로 해 왔으니 그대로 하자는 주장일 뿐이다. 하지만 그건 영토선이 아닌걸? 
 
이 영토선이 아니라는 주장은 북측의 주장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좀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의 국방부 장관이 이 사실을 국회에서 증언한 적도 있다. 김영삼 정부때의 일이었는데, 당시 이양호 국방부장관은 국회의 질의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북한 어선이나 함정이 NLL 을 넘어 오더라도 정전협정 위반은 아니다"라는 답변을 한 적이 있다. 그러니 넘어오더라도 공식적인 영해침범으로 규정할 수도 없고, 정전협정 위반으로 공격할 수도 없으니 그냥 힘으로 밀어내는 수밖에. 
 
당연히 이 말이 맞다. 정전협정에는 NLL을 군사분계선으로 규정한 조항이 전혀 없으니 말이다. 
 
이렇게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또 양측의 주장 모두가 헛점 투성이인 상황에서 결국 NLL 주변에서는 크고 작은 충돌이 수시로 발생하게 되는 불안정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다들 기억하실 것이다. 서해5도 주변에서 벌어진 크고작은 전투로 인해 아까운 우리 해군 장병들이 죽고 다치고 한 사건들 말이다. 
 
거기다가 서해5도 주변은 천혜의 꽃게 어장이다.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어장이라는 의미가 된다. 그러니 북한 어선, 남한 어선, 심지어 곁다리 끼는 중국 어선들까지 몰려들고 있는 곳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는 걸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양측이 모두 만족할 만한 새로운 군사분계선을 그을 도리는 없다. 북측의 주장대로 그을 수도 없는 일이고, 백령도 넘어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NLL을 그대로 쓰자고 얘기해도 북한측이 들을 리도 없다. 
 
또 거기다가 백령도 에서 더 멀리 서쪽으로 나간 해상에서야 군사분계선을 어디에 긋던 별 차이도 없다. 관심도 없고 말이다. 
 
이 골때리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참여정부에서 만든 타협안이 바로 서해5도에 평화어장을 설치하자는 것이었다. 서로 가지고 싶어서 안달복달인 바로 그 위치, 서해 5도 주변의 황금어장을 그냥 남북이 같이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로 손해날 일이 없다. 북측은 엄청난 이익을 본다. 남측의 어로 기술이 더 우위에 있기 때문에 공동어장이라면 남한측 어선들이 싹쓸이 할 가능성이 많긴 하지만, 지척에 두고도 넘보지 못했던 어장이 공짜로 생긴다. 
 
하지만 더 이상 그 주변에서 군사적인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사라진다. 평화어장 내에는 군함은 들어갈 수 없고, 해경 순시선만 가동될테니 말이다. 남측 경찰, 북측 경찰이 사고 예방을 위해서 순시만 하면 된다. 서해상의 사소한 무력분쟁을 근본적으로 제거해 버릴 제안이 된다. 이 점은 남측이 얻게될 이익이 된다. 물론 북측도 평화를 원하고 있다면 이익이 된다. 
 
참여정부에서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간 제안을 했다. 
 
지도에서 보듯이 2,3번 지역은 북측의 옹진반도 바로 옆에 있는데 거기서 잡은 꽃게를 배에 싣고 빙빙 돌아서 9번 근처, 남한측 항구에까지 싣고 와야 되는 문제가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옹진반도에 있는 해주항을 개항하자는 것 까지 나아간 것이다. 
 
사실 북측에서도 이 제안은 매우 매력있는 제안이 된다. 옹진반도 해주항은 천혜의 항구이면서도, 남측의 NLL에 둘러 막혀 있어 공해상으로 나가려면 한참을 돌아가야 된다. 만약 그 지역이 평화수역으로 공동 이용가능한 공간이 된다면, 해주항은 항구로써의 입지가 대폭 상승하게 된다. 거기에 남측이 경제협력을 통해 해주항의 시설을 확충해주기까지 한다면, 서해5도 황금어장에서 잡힌 수산물을 처리할 수도 있고, 다른 물류 운송까지 가능한 훌륭한 항구를 하나 가지게 되는 이점이 또 생긴다는 얘기가 된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우리측 어선들이 백령도 근방에서 잡은 어획물들을 멀리 싣고 오지 말고 해주항에 바로 하역할 수 있게 되면 개성을 통해 휴전선을 넘어 육로 운송도 가능해지고, 상품성도 향상이 된다. 
 
거기다가, 이 해주지역의 군사적 민감성 때문에 주둔하고 있던 북한군의 대규모 군사력이 뒤로 후퇴하게 된다면, 서해의 평화는 매우 큰 폭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결론인 것이다. 
 
이런 게 타협안이다. 서로 나쁠 게 하나도 없다. 
 
명목상의 군사분계선으로 맨날 서로 눈 부릅뜨고 지키다가 치고받고 죽고 피흘리는 것 보다야 서로 같이 고기도 잡고, 항구도 같이 쓰고.. 군사적 긴장도 완화시키고.. 덤으로 중국 어선들이 기웃 거리는 거 남북이 힘을 합쳐 같이 쫓아내고…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이 제안은 사실상 합의되었고 실행에 옮겨지던 중이었다. 심지어 해주에 주둔한 북한군 부대조차 이 합의를 지키기 위해 후방으로 후퇴하기 까지 했었다. 
 
그리고 남한에서는 정권이 바뀌고, 남북 경제협력은 아예 차단되었으며 모든 합작사업은 중단되어 버렸다. 
 
그리고 북한은 우리측 연평도에 폭격을 가해 버렸다. 현재 서해5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은 과거 어느때보다 심각한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게 누구 책임일까? 
 

 


 

 

사실 앞에서 설명한 참여정부의 제안이 "모두에게 좋은" 제안이라 했지만, 모두에게 좋지만은 않았다. 
 
북측에서는 군부가 가장 큰 손해를 봤다. 해주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을 옮겨야 했잖은가. 사실 그 당시 과연 북한의 군부가 병력을 후방으로 돌리는 것에 찬성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기도 했었다. 
 
남측에서는 누가 불쾌하게 생각했을까? NLL을 국경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랬다. 어떤 타협안이라 해도, NLL에서 한치라도 남쪽으로 분계선이 밀려 내려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남한에는 다수 존재한다. 
 
이들은 NLL이 어떤 기원을 가졌건 군사적, 공식적으로 어떤 결함이 있는 존재이건, 북한이 뭐라 주장하건 이런 것은 다 관심이 없다. NLL이 우리 영토선인데, 그걸 왜 뒤로 물리냐고 거품을 무는 것이다. 
 
그게 그냥 뒤로 물린게 아니고, 공동 어로구역을 만들고, 해주항을 개방시켜서 개성공단과 연계해서 이래 저래 한다는 설명은 전혀 귀에 안 들어온다. 거기다가 그런 제안을 빨갱이 노무현이 했다는 부분에 이르면 거품을 내뿜기 시작한다. 빨갱이가 나라 땅을 팔아먹고 있다!
 
이제 와서, 남북정상회담 녹취록이 나왔는데 그 안에 노무현이 NLL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식으로 설레발을 치고 있는 언론들은 다분히 이런 사람들이 듣고 싶은 내용을 얘기하고 있는 것 뿐이다. 그것도, 다분히 선정적인 포장을 해서 말이다. 
 
이 얘기, 남북 정상들끼리만 소근소근 얘기한 내용이 아니다. 참여정부 시절 대놓고 추진하다가 임기가 끝나면서 막혀버린 공개적인 얘기일 뿐이다. 
 
물론 북진통일을 주장하는 사람들이니 그런 경제협력 따위, 실질적인 수익 따위가 눈에 안 들어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난 솔직히 이들이 서해상에서 죽어가는 장병들, 폭격맞은 연평도 주민들, 눈앞에 황금어장을 두고도 중국 어선들이 싹 쓸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 어민들, 이런 사람들의 심정을 손톱만큼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평화가 어떤 것이며 군사적 긴장은 어떤 피해를 부르는지, 그 피해라는 것이 모두 우리 소중한 젊은이들이 흘리는 피라는 것을 이해는 하는지 궁금하다. 
 
그저 우리편이 다 옳고, 우리 주장이 다 맞고, 여기에 반하는 놈들은 힘으로 제압해야 된다는 패거리즘에 빠져서 악다구니 치고 있는 불쌍한 존재들이라는 생각이다. 이거 진심으로 모욕적인 표현이다. 난 그들을 모욕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들이 우리 사회 내부의 권력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이들의 몰지각함을 생각해 본다면 정말로 정말로 위험한 상황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서해 5도 근처에서 북측 전함과 우리 전함이 충돌하면서 사상자를 내더라도 이들은 결코 후회하거나 생각을 고쳐먹지 않을지도 모른다. 원쑤의 빨갱이들을 도륙해서라도 북진통일을 해야 한다고 더 외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남은 길은 뻔하다.
 
이런 무시무시한 발상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이 사회의 방향을 결정할 권력을 빼앗아 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거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다.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니까 말이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생각, 상대의 입장도 이해할 줄 알고 서로가 만족하는 대안을 만들어낼 줄도 아는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아지고, 그 숫자들이 바로 투표함에 들어가는 기표용지로 바뀌기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 말이다. 

 

아무리 똘아이라 해도 이 사회에서 몰아낼 수는 없다. 포용해야 한다. 단지 그들이 이 사회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결정을 하는데 간섭하지만 못하게 하면 된다. 
 
과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정치부장 물뚝심송

트위터 : @murutuk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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