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덴마크 ISUOG 학회 갔을 때의 에피소드 중 하나입니다.
사진을 정리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학회 시작하기 전날 리셉션 행사가 있었습니다.
ISUOG 는 산부인과 세계 초음파 학회로 전 세계에서 많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모이는 산부인과 학회 중
가장 큰 학회 중 하나입니다.
스폰서 그룹에서 주관하는 리셉션에서는 저녁 식사를 무료로 주고 간단한 음료를 주면서 그 회사의
제품을 - 그러니까 새로 출시되는 초음파 - 설명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냥 구경만 하면 밥을 주기 때문에 당연히 참석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 그런데 이 스폰서 회사가 삼성 메디슨 이였습니다. 삼성에 대해서 참 부정적인 이미지도 많지만
이렇게 큰 학회에서 스폰서를 하는 것을 보니 한편으로는 뿌듯하였습니다. 어쩐지 동양인이라고
무시 못 할 것 같은 느낌도 들고 )
암튼
여흥을 돋우기 위해 사회자가 나와서 문제를 내었습니다.
'What is the longest English word?'
학력고사 시험을 볼 때 재미로 외었던 기억이 있었으나 잘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외국 학회에서 영어로 질문하는 데 부담감도 있고.
곧 여러 외국인들이 나와서 정답을 말하기 시작 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는 제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단어도 있었으나 결과는 모두 다 '땡' 이었습니다.
10명 정도가 틀린 후 잠시 조용해 졌습니다.
그러나 사회자는 넌센스 퀴즈라고 힌트를 주었고
아 바로 그 때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나는 손을 들고 앞으로 나아갔고 사회자는 한 번 더 물어보았습니다.
'What is the longest English word?'
저는 힘차게
'Smiles'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사회자는 빙긋 웃더니 ' correct ' 라고 큰 소리로 대답하였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사회자가 영어로 막 뭘 물어보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하였으나
어디서 왔는 지만 물어 보고
선물을 주며 그냥 축하해 주었습니다.
암튼 국위선양을 한 느낌이 있었고 저는 삼성 블루투스를 선물로 받았답니다.
--> 잘 보면 제가 보여요.
상당히 자랑스러웠는데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사진을 못 찍은 게 한으로 남았는데
다행히 레지던트 하나가 먼 발치에서 하나를 찍었더 군요
자랑삼아 올립니다.
참고로 가장 긴 단어는
pneumonoultramicroscopicsilicovolcanoconiosis
의학 용어로
pneumono- 폐, 허파
ultra - 극단적으로
microscopic- 작은, 현미경적으로 작은
silico - 실리콘
volcano- 화산
coniosis - 병
이런 의미로 뜻만 잘 음미하면 사실 외우기 그리 어려운 단어는 아닙니다
미세한 화산 먼지에 의한 진폐증 뭐 이 정도
그러나 smiles 는 단어 사이의 길이가 1 마일 - 약 1.6 km- 나 되니 더 길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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