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눈이 부시게

다린이아빠 2019. 3. 20. 12:55




티비 드라마를 원래 잘 안 보는 데 - 집중 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짐 - 이 드라마는 정말 웰 메이드 드라마였다.


자칫 '도깨비' 나 '별에서 온 그대' 같은 판타지 (라고 쓰고 말이 안되는 이라고 읽는다) 드라마 인 줄 알았는 데 '알쯔하이머' 질병을 가진

혜자의 눈에 비친 내용을 보여 준다.


잠들기 직전 혹은 꿈에서 그럴 때가 있다. 갑자기 외삼촌이 담임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작은 집이 우리 학교가 되기도 한다.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 보면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잠이 까무룩 들거나 꿈에서는 이게 정말 인 것 같다.


이 드라마 처럼 나도 치매가 걸리면 저렇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인생이 불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억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당신과 행복했던 기억부터


불행했던 기억까지


그 모든 기억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그 기억이


없어질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무섭기만 합니다.


당신이 죽었던 날보다도


지금이 당신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더 무섭습니다


 

 이 대사는 정말 드라마 사상 최고의 명 대사가 아닐까 싶다.


끝으로 어제 드라마 제일 끝에 나왔던 대사도 역시 심금을 울린다.



김혜자 선생님의 연기는 아카데미 상을 주어도 전혀 아깝지가 않을 것 같다. 부디 건강하셔서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 또 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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