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에어 프랑스 뎐

다린이아빠 2011. 7. 31. 23:01

앞으로 모든 기업들은 ‘고객 관리’를 위해 ‘에어 프랑스’를 벤치 마킹 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고객들의 불만이 하늘을 찔러도 ‘에어 프랑스’처럼 하면 해결 될 수 있다.

 

인터넷 게시판은 당연히 없고 고객의 불만을 듣는 콜 센터는 주중에만 하는 데 그것도 오전 10시 반에서 12주 점심시간 1시간 반 쉬고 1시 반부터 3시까지 결국 3시간만 전화를 받는다.

전화 연결 - 당연히 잘 안 된다. 거의 십중 팔구는 통화 중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 직장인 중 근무 시간에 에어 프랑스와 전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결국 소비자가 호소 할 곳을 없게 만들어 포기하게 만드는 신공을 가진 회사가 바로 ‘에어 프랑스’ 이다.

 

이 비극의 시작은 지난 달 6월 25일로 거슬러 올라 간다.

 

그날 아침 나는 인천 공항에서 우리 병원 비뇨기과 선생님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파리를 거쳐 포르투갈의 리스본으로 학회를 갈 예정이었다. 다년 간의 외국 여행의 경험에 의하면 짐은 그냥 가지고 타지 않고 부치는 게 편하였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파리를 경유 할 때 였는데 친절하게도 대한 항공 직원은 자동으로 파리에서 리스본까지 짐을 연계해 주겠다고 했다. 나는 결국 여권을 비롯한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비행기에 올랐다.

 

프랑스에 도착했고 우리는 별 걱정없이 유럽의 공기를 만끽 했다. 파리에서 리스본으로 갈 에어 프랑스 비행기가 뭐 쫌 연착 - 약 시간 반 - 하였으나 들뜬 기분이 우리를 지배하였기에 문제 없었다. 비행기에 올라 타서도 한참이나 비행기가 뜨지 않았다. 바깥을 보니 짐을 비행기에 싣고 있었다. 우리 짐도 거기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왜 짐을 빨리 싣지 않는지 걱정을 했지 거기에 내 짐이 없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건 비뇨기과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

 

비행은 순조로웠고 비행기 밑의 내가 처음보는 대서양은 정말 아름다웠다. 2 시간이 좀 넘게 흐르자 테주 강과 4월 25일 다리가 보였다. 리스본이였다.

 

우리에게는 66년 영국 월드컵때 북한에 3-0 로 지고 있다가 5-3으로 역전을 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에우제비오는 박 지성과 맨유에 같이 있다가 레알 마드리드로 간 호날두 혹은 그 전에 더 유명했던 피구 등 축구 선수 밖에 떠오르지 않는 포르투갈이지만 과거 대 항해 시대에 엔리케 왕자의 지도력으로 세계를 지배했던 화려한 과거를 지닌 나라이다.

 

암튼 부푼 마음으로 리스본 공항에 착륙 게이트를 빠져나와 도착 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의 해외 여행객의 짐이 검은 색임을 고려하여 비행기에서 트랙을 타고 나오는 내 짐을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해 전 날 산 푸른 색의 천으로 된 가방 보호개로 내 가방을 쌓기 때문에 나오기만 한다면 내 짐을 헷갈릴 리가 없었다.

 

한 참 후에 승객들의 짐이 도착했으나 원래 유럽이 한국 보다 모든 게 느리고 비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각오하고 있던 터라 그러려니 하였다.

 

하나 둘 씩 짐이 나오고 짐을 찾아가는 승객들 그런데 갑자기 타고 온 승객들 짐 중 반에 반 쯤 나왔을 까? 더 이상 짐이 나오질 않았다.

갑자기 어수선 해 지고 포르투갈 언어로 뭐라 나왔는 데 당연히 알아 듣지 못했다. 승객들은 lost center 라고 적혀 있는 그곳으로 줄을 서는 데.

 

한참 후에야 공항 직원으로부터 짐이 이번 비행기로 오지 않았으며 다음 비행기로 올 예정이며 짐은 우리가 묵게 될 호텔로 직접 보내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 lost center에 신고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함께 말이다. ( 가방을 설명 할 때 그냥 black baggage 라고 말하면 쉬울 텐데 푸른색 커버로 씌워진 검은 가방이라는 영어 표현이 정말 생각이 안 났다 ㅠㅠ)

 

그것만 가지고도 공항에서 2시간 넘게 소비를 했다. 황금 같은 시간에 말이다. 그러나 공항 직원은 걱정 말고 호텔에서 기다리라고 재차 강조했고 우리는 호텔로 떠날 수 밖에 없었다.

 

호텔로 가는 길은 계속 짐 걱정이 되었다. 우리나라라면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겠지만 뭐 일단 언어가 안 되니. 그리고 유럽의 서비스에 대한 하도 안 좋은 소문을 익히 듣던 터라 짐이 제대로 도착 될 것이가 계속 고민이 되었다. 그래도 짐을 꼭 보내 주겠다던 잘 생긴 공항 직원의 말을 믿어 보기로 했다. - 믿지 않으면 어쩔건데 -

 

호텔에서 공항에서 짐이 올 수도 있으니 신경 써 달라고 말하니 ‘이런 일이 많다’ 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다. 더 불안하다.

 

짐이 언제 쫌 올 것 같냐? 물었더니 오늘은 분명히 아니고 어쩌면 못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유럽은 원래 그런가 보다 라고 생각했다.

 

짐은 그 다음 날 저녁까지 오지 않았다.

 

무언가 조치가 필요할 것 같았다. 한국 에어 프랑스에 전화를 하였으나 전화 당연히 안 되었다. 국제 통화인데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안 될 것 같아 오래 기다리지도 못했다. 대한 항공에 전화가 어렵게 연결 되었으나 역시 에어 프랑스 잘 못이라는 이야기만 계속 하였다.

 

비행기표를 예약해 준 여행사에 전화를 걸었으나 여기 역시 에어 프랑스와 연결 안 되긴 마찬가지였다. ( 이래서 여행사도 큰 곳이 좋은 것 같다. 작은 여행사는 이런 일이 터졌을 때 확실히 불리하다 )

 

끝으로 인터넷에서 만난 절친으로 한국어를 재외한 4개국어를 자유 자재로 구사하며 해외에서 오랫동안 거주하셨고 ‘ 거의 모든 재난으로부터 살아남는 법’ 의 저자이신 샤뮤엘 옹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건 개 싸움입니다’ ‘ 여행사를 한 번 조져보세요’ 절망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국제 전화비만 35만원이 나왔다.

 

다음 날부터 본격적으로 가방 찾는 일이 시작 되었다.

 

리스본에 학회를 온 건지 가방 찾으러 온 건지 헷갈렸다.

혹시 몰라서 공항에 가서 직접 물어보았으나 답변은 ‘ 알 수 없으니 기다려라’ 였다.

 

 

                                                                    --> 국민 필 독서 ( 본인이 감수하기도 함 )

 

 

 

하도 답답하여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던 없이 포르투갈 대사관까지 찾아갔다.

 

다행히 직원 중 친절한 분이 있어 그 분이 어렵게 에어 프랑스에 연락하여 가방의 소재를 알아 봐 주었는 데 돌아온 답변은 동료와 함께 잃어 버린 가방 3개 중 하나만 리스본으로 온다는 것이였다.

 

결국 포르투갈에 온 지 4일 째 저녁 공항에서 가방 하나를 찾아오고 그 다음날 그러니까 포르투갈을 떠나는 날 호텔로 가방이 배달 되어 왔다.

( 나머지 한 개는 한국에 와서야 도착했다 )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날 에어 프랑스에서 파업을 했고 그래서 드골 공항을 경유한 짐 중 전 세계적으로 17000개가 제대로 보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 동안 속옷 하나를 매일 빨아야 했으며 같은 옷만 입고 다니고 화장품 세면 도구 새로 사고 옷도 좀 사고 고생이 말이 아니였다.

 

한국에 귀국해서 에어 프랑스에 전화를 드디어 걸었다.

 

그 날이 월요일이었는데 전화가 계속 통화 중이었다.

화요일에 겨우 연락이 되었는 데 참 심드렁하게 억울하면 서면으로 경유서와 산 품목을 제출하라는 것이였다. 게시판도 없고 전화 한 통화 없다

 

경위서와 가방을 잃어버려서 새로 산 물품 목록을 적어 보냈으나 1달이 지나도 계속 이야기가 없다가 1달이 넘어서야 200유로를 보내 준다고 편지가 왔다.

 

하도 기가 막혀 한국 소비자 원에 신고를 하였다.

 

공 기관인데도 의외로 친절하였는 데 그 곳의 차장님은 전화로 메시지를 보내 주시고 전화도 여러번 주셨는 데 그 곳  역시 '에어 프랑스' 담당자와 연결하기가 어렵다고 하였다. 막 화를 내서 겨우 연락이 되었다고 한다.

진짜 개 거지 같은 항공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는 소액 재판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돈은 그렇다 손 치더라도 적어도 관계자로부터 육성으로 사과는 들어야 분이 풀리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 들 절대 ‘에어 프랑스’는 이용하시지 말기 바란다. 이런 개뼉다귀 같은 항공사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뭐 인터넷을 보니 안전 문제도 있고 지연 문제 그리고 짐 분실이 워낙 많아 곧 망할 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