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수술 방에서 있었던 일
쌍둥이 엄마가 배가 아파서 제왕절개 수술을 하게 되었다.
갑자기 하게 된 수술이었는데 문제는 수술방에 있었던 사람들의 성비(性比) 였다.
--> 대략적이지만 수술방은 인원은 다음과 같이 배치 된다.
일단 환자 왼쪽으로 두 사람이 있는데 대개는 환자 머리쪽으로 있는 사람이 주치의사이다.
그러니까 하얀 거탑의 김명민 내지는 장준혁에 해당 되는 사람이다. (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
그 앞의 사람은 고년차 레지던트가 선다. 영어로는 chief 레지던트라고 하는데 주치의와 손을 맞추는 주치의에게
가장 많이 깨지는 사람이다. 그리고 주치의 바로 옆에 서는 사람은 인턴이거나 저년차 레지던트가 주치의
를 도와준다. 대개 병원에서 가장 바닥에 있는 사람으로 가끔 - 사실은 아주 자주- 환자의 수술이 stable 하게 진행되면
서서 자는 놀라운 솜씨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주치의 대각선으로 보이는 여자 간호사는 스크럽 너스라고 해서 의사들이 필요한거
수술 장 내에서 기구를 건네 주는 역할을 한다. 이 간호사는 오염되면 안 되므로 의사와 똑 같이 수술장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그리고 사진에서 분홍색 입은 간호사는 circulating 너스 라고 해서 혹시 수술장 내에 없는 기구
를 구해다 주거나 바깥과 연락을 하는 역할을 한다.
흔히 서큐레이팅 간호사가 허드렛 일을 하고 스크럽 간호사가 expert 인 줄 알지만 그 반대다.
스크럽은 대개는 초짜, 서큐레이팅이 expert 다.
끝으로 사진 제일 왼쪽에 앉아 있는 사람이 마취과 의사이다. 수술 시 환자의 상태에 대해 점검하고 마취 시키고
환자를 관찰한다. 수술 시 유일하게 앉아 있는 사람이어서 가끔씩 조는 레지던트 선생님들도 있다.
산부인과 제왕 절개시에는 태어난 아기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소아과 간호사 선생님과 레지던트 선생님도
수술 방에 들어 온다.
이날 고년차 레지던트가 여자 선생님이었다. ( 물론 요즘 산부인과 레지던트는 거의 90% 이상이 여자다 )
내 옆에 있는 인턴 선생님도 여자였다.
마취과 선생님이 오늘은 여자 선생님이었다.
circulating 간호사 그리고 스크럽 간호사 역시 여자였다. ( 다 아시다시피 간호사는 여자 선생님이 대부분이다 )
오늘 분만은 쌍둥이여서 소아과 간호사 선생님이 2분 들어왔는데 2 분다 여자
소아과 레지던트 선생님도 여자가 들어왔다.
마취과 선생님을 도와주기 위해 들어온 간호사 선생님 역시 여자였다.
산모는 당연히 여자고
그렇게 나만 남자인 채 10:1 의 성비로 수술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태어난 애기 역시 여자인 것이다.
다행히 2번째로 태어난 애가 남자여서 성비는 12:2 로 마감 될 수 있었다.
반가웠다.
주위에 여자들만 있으니 가끔은 남자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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